경주시의회가 관행적으로 의원들의 순번을 뽑아 집행부(경주시) 행사에 끼워 넣는 속칭 '꼽사리 해외출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해외출장 인원 선발을 두고 일부 의원들 간 알력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주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지역 대표 축제인 신라문화제와 관련,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위한 국외출장으로 내달 7일부터 12일까지 4박 6일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시를 방문한다. 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 견학을 통해 경주시 실정에 어울리는 글로벌한 신라문화제를 접목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외출장계획에 따르면, 참가 인원은 9명으로 경주시청 문화예술과 직원 3명, 경주시의원 3명, 경주문화재단 대표 및 직원 3명이다. 주요 일정은 8일~10일 3일 동안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참관, 축제위 방문,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트로이의 여인들 관람, 군악대 퍼포먼스 밀리터리타투 관람 등으로 짜였다.경비는 항공료와 식비, 숙박비 등을 포함한 1인당 약 428만원을 지원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청 직원은 공무국외여비, 시의원은 의회 예산의 의원국외여비, 문화재단은 재단 국외여비 등을 각자 지원받기로 했다.시의원들의 이번 해외출장은 공무국외출장심사 없이 진행됐다. 상임위 해외연수 등이 아닌 집행부에 껴서 가는 출장으로 참가 인원도 문화예술과와 관련 없는 상임위 소속 시의원 2명을 집어넣었다. 그럼에도 여비는 시의회 예산을 배정했다.또 공식 출장 인원 외에도 일부 시의원이 사비를 충당해 항공편과 숙소·공연관람 등 출장 일정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의회 출범 이후 경주시 해외출장에 참여하는 인원의 순번을 정하면서 내부 불화까지 일고 있다는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당초 에든버러 출장은 지금 출장 계획에 들어가 있는 시의원들이 가는 것이 아니었던 걸로 안다"면서 "지난해 신라문화제 행사를 앞두고 문화도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그 멤버 모두가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장단과 상임위 끼리 서로 간 합이 맞지 않아 틀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이와 관련, 경주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참석 인원은 상임위 별로 내려온 의원 명단을 해당 부서에 전달한 것뿐"이라며 "의원 선정은 각 상임위에서 추천받아 1명씩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집행부에서 추진하는 해외출장이기 때문에 따로 공무국외출장심사는 필요없다"고 했다. 또 경주시 관계자는 "4박 6일 간의 짧은 일정으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에든버러 축제를 벤치마킹 하고자 축제와 관련된 문화재단과 문화예술과, 시의원들이 작년부터 함께 출장을 계획한 것"이라고 했다.시민 A씨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해복구를 최우선하자며 해외출장 자제령 까지 내리고 있는데 벌써부터 같은 당 소속 기초의원들의 해외출장 소식이 시민들에게 나돌며 눈총을 받고 있다"며 "신라문화제도 10월,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과연 8월 해외출장 이후에 의견들이 행사에 얼마나 반영될지 지켜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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