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왜관읍 매원마을은 안동시의 하회마을, 경주시의 양동마을과 함께 경북의 3대 반촌에 속한다. 예로부터 1매원, 2하회, 3양동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매원마을은 규모 면에서나 문화적 자산 등에서 가장 존중받던 마을이다.매원리는 234세대 477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의 5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젊은 주민들은 직장생활을 한다. 과거에는 시설재배를 통해 농가소득이 높았지만 농민들이 노령화하면서 현재는 수도작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시설재배의 주요작물은 약 60%가 참외며 포도는 40%에 이른다. 매원마을은 지난 6월 전국에서 마을단위 최초로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경북도는 지난해 문화재청에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했고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을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로 최종 등록했다. 문화재청은 “칠곡 매원마을은 일반적인 영남지역의 동족 마을과 달리 근대기를 거치며 마을의 영역이 확장돼 가는 과정 속에서 생활방식이 변화돼 가는 등 시대적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민속마을로서의 보존가치가 크다”고 지정 이유를 밝혔다. 매원마을은 17세기 광주이씨 석담 이윤우가 아들 이도장을 데리고 함께 이거한 후 이도장의 차남 이원록이 뿌리를 내려 그 후손들이 지금까지 살고 있는 영남지방의 대표적인 동족 마을 중 한 곳이다. 동족 마을은 혈연관계가 있는 같은 성씨들이 모여서 이룬 마을을 말한다. 매원마을은 50~60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광주이씨 집안이거나 방계 문중가족이 살았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광주이씨들이 대처로 떠나고 주민의 10%만 광주이씨다. 문화재청은 매원마을의 10개 기옥과 사송원터, 도로, 동솔밭, 송단, 문중전답을 문화재로 지정했다.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는 감오정사, 진주댁, 지경단, 해은고택, 중방댁 등 5개 가옥이 경상북도 지정문화재였다. 매원마을은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이었던 6.25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마을이다. 북한군의 침공으로 위기에 몰렸던 국군이 낙동강에 마지막 방어선을 치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 바로 칠곡지역이다. 다부동 전투와 낙동강 왜관철교 전투는 전쟁사에 큰 흔적을 남기고 있고 매원마을과 인접해 있다. 매원마을도 이 전쟁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한때 400여 호의 가옥을 이룰 정도로 번성했지만 6.25 전쟁 당시 폭격과 방화 피해로 많은 가옥이 소실돼 현재는 약 60여 호의 고택만 남았다. 전쟁 당시 박곡종택은 인민군 사령부가 들어서 있었고 국군의 폭격으로 사라져버리는 아픔을 겪었다. 매원마을은 왜관읍까지 불과 3㎞, 5분거리에 있다. 그래서 칠곡군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매원마을을 찾아가는데 그리 어렵지 않다. 주민들도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을 왜관읍내에서 해결한다.또 주민의 30~40%가 외지에서 정착했다. 하지만 전형적인 동족마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텃세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개방적인 분위기다. 주민들은 “어느 지역에서 이주해 오든 이 마을의 문화와 민속을 잘 이해하고 적응해 공동체 구성원으로 잘 어우러진다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칠곡군에서는 이 마을에 한옥 이외의 건축물을 지을 수 없도록 규제하는 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 국가등록문화재가 되고 난 후 마을의 정체성과 가치를 더욱 오래 보존하기 위한 조치다. 주민들은 조례 제정으로 가옥을 재정비하거나 보수할 때 예산을 지원하는 조치도 함께 마련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 마을의 지킴이인 이종석(64) 매원민속마을 협동조합 대표는 어릴 때 부친을 따라 대구로 이주해 줄곧 객지생활을 하다가 9년 전 귀향해 5대 조부가 지은 고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온 후 귀농교육을 받고 정학했다”며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귀한 역사문화 자원을 잘 활용해 전통을 이어나가고 이것을 관광자원화 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이 이 마을로 유입됐을 때 생계유지를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영식 왜관읍장은 “전국에서 마을단위로는 최초로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매원마을은 칠곡의 자랑이며 영남의 정신적 뿌리”라며 “이 마을의 위상을 높이고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힘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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