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 화양읍 삼신리는 오랫동안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던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다. 인근 다로리와 송금리에 비해서도 지리적,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못한 순수한 농촌이었다. 하지만 80년의 역사를 가진 남성현초등학교가 소재하고 있어 교육환경은 가장 앞섰다. 그리고 용암온천이 개발되고 청도소싸움경기장이 들어선 것은 물론 종합 놀이시설인 프로방스가 개발되면서 일약 청도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역으로 부상했다.
현재 삼신리는 231세대 393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들의 90%가 농업에, 10% 정도가 상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민이 주를 이루는 주민들은 감, 복숭아, 벼농사를 짓고 있다. 40~50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벼농사에 의존해서 살았지만 30년 전부터 감, 복숭아 등 과수농사로 전환해 농가소득이 훨씬 증가했다.청도의 감은 전국에서 유명하다. 씨가 없는 특성을 가진 청도 감은 당도가 높고 조선시대 임금님에게 진상하던 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감 주산지로 잘 알려진 상주의 감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자신한다. 삼신리의 가옥들 가운데 감나무가 없는 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삼신리는 감나무에 둘러싸인 마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15년 전만 하더라도 청도군의 감 생산량은 전국의 군단위 지역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하지만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청도군은 보상을 실시하고 생산량을 줄여 농가의 손해를 막았다. 그래서 현재까지 삼신리 농가는 큰 손해를 보지 않고 감을 생산하고 있으며 농가수익이 비교적 안정됐다.
청도의 감은 감말랭이, 반건시, 와인 숙성, 아이스 홍시 등으로 소비된다. 특히 인근 송금리의 남성현터널을 개조해 만든 와인터널은 전국의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와인터널은 상시 온도가 13~15도를 유지하고 있어 와인이 발효, 숙성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터널은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와 경산시 남천면 원리를 잇던 옛 경부선의 터널이다. 1905년부터 경부선 터널로 사용했지만 경사가 급하고 운행거리가 멀어 1937년 현재의 남성현터널이 대체 터널로 개통되면서 사용이 중지됐다. 따라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터널은 단순한 와인 숙성과 시음, 판매를 위한 터널뿐만 아니라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주민들의 삶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용암온천이 개발되면서부터다. 오래전부터 마을 개울에 따뜻한 물이 흘렀고 겨울에도 그 물에 빨래하던 삼신리에서 온천이 있다는 것을 짐작은 했지만 제대로 된 개발 장비가 없어 미루다가 본격적으로 관정을 뚫어 온천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용암온천이 개발되면서 주민들의 삶은 변화가 일어났다. 직접 재배한 감과 복숭아 등의 농산물을 온천 앞에 좌판을 펴고 판매하기 시작했고 마을 재산으로 농산물 판매장도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농가 수익이 늘어났다. 또 온천 개발 이후 외지인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유입된 외지인은 약 70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2007년 이 마을에 청도소싸움경기장이 생기면서 다시 한번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된다. 소싸움은 한반도의 전통 놀이로 마을마다 소를 1마리씩 선발해 여러 마을의 대표 소끼리 싸움을 하는 경기다. 청도군, 진주시, 의령군 등의 소싸움이 전국에서 유명했는데 이 아이템을 청도군이 선점해 매년 3월 축제로 개최함과 동시에 매주 경기를 여는 경기장을 만든 것이다.
여기에 1996년 테마랜드인 프로방스도 문을 열었다. 이 테마랜드는 2012년 포토랜드로 새로 단장해 재오픈했다. 이름 그대로 프랑스의 프로방스 마을을 재현한 이 곳은 100여 가지의 다양한 포토존과 아기자기한 소품, 예쁜 집들이 마련돼 있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빛 축제장을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조명으로 산골마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변신한다.
이 같은 관광자원이 풍부한 삼신리지만 아직 주민들의 생활은 그 자원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청도군에서 삼신리의 약 27만평을 용암온천관광지구로 지정했지만 아직 개발이 더디다. 관광지구로 지정되면서 마을이 전국에 알려지는 순기능도 있지만 주민의 재산권이 침해당하는 역기능도 있다.
김임진(71) 삼신1리 이장은 “주민들은 온천과 소싸움을 즐기기 위해 찾는 관광객이 마을로 유입돼 숙박을 하고 마을의 농산물이나 음식점에서 판매가 이뤄지도록 제대로 된 관광지구 개발이 절실하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며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원해 활성화해야 하는 한편 일자리도 창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황선필 화양읍장은 “삼신리는 청도군의 대표 관광지역이면서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잘 간직한 보배같은 마을”이라며 “주민들이 잘 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체계적인 관광개발을 마련하고 잘 사는 농촌으로 발전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