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안강읍 사방리에 위치한 사방초등학교는 전교생 52명의 작은 학교지만 그 역사는 길다. 1945년 강서초등학교 사방분교장으로 설립된 사방초등학교는 1949년 사방국민학교로 개교했으니 74년의 역사를 가졌다. 안강읍 남쪽에 위치한 사방초등학교는 인근 검단리와 청령리의 학생들을 모두 수용해 북경주의 명문 초등학교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제72회 졸업식을 통해 377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1960~1970년대에는 전교생이 6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던 사방초등학교는 도시화 현상과 농촌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차츰차츰 학생수가 줄어들었다. 10년 전 전교생 23명으로 폐교 위기에 몰리자 동창회가 나섰다. 스쿨버스를 지원해 경주시내와 안강읍내의 학생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19년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를 운영하면서 경주 여러 곳의 학생들이 입학해 폐교 위기를 넘겼다. 현재 52명의 학생 중 60% 이상이 외부에서 유입된 학생들이다. 스쿨버스 운행 시간이 일정해 전교생의 등·하교 시간이 거의 같아 1~5학년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돌봄교실과 방과후 활동을 하며 오후 시간을 보낸다. 돌봄교실은 1~3학년의 저학년 돌봄교실과 4~5학년의 고학년 돌봄교실로 2개반이 운영되며 방과후 활동은 미술, 컴퓨터, 방송댄스, 밴드, 생태놀이, 골프, 로봇과학으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아침 시간과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 사방초등학교의 교사들이 운영하는 놀이체육과 드론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그 중 방송댄스와 밴드 동아리는 해마다 작은 발표회를 가지고 있고 올해에는 그동안 코로나로 열리지 못했던 학예발표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사방초등학교의 자연 환경을 이용한 생태놀이 방과후 수업은 해마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방울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을 아이들과 직접 심고 거둬들이는 활동을 통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을 몸으로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더구나 식물에 관심이 많은 오금환 교장은 학교 안팎으로 다양한 꽃식물부터 수생 식물, 넝쿨 식물을 가꿔 학교운동장을 한바퀴 돌면 여느 식물원 못지않은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뒀다. 지난해에는 놀이중심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지원받아 6개의 교실이 놀이중심으로 재구조화해 소규모 학급에 맞는 다양한 구조를 가진 교실로 재탄생됐다. 저학년 교실에는 학생수가 많으면 교실에 만들기 힘든 다락방과 마루를 설치해 놀이와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고학년에는 카페식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 학생들의 취향을 존중해 줬다. 그 외에 올해 11월에는 과학실을 지능형 과학실로 새롭게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 운동장 또한 새롭게 단장했다. 친환경적인 나무를 이용한 새로운 놀이시설을 설치했고 운동장 가운데에는 초록색이 싱그러운 천연 잔디를 깔았다. 봄에는 하얀 벚꽃이 날리며 여기저기 꽃이 피고 여름이면 초록이 온 운동장을 덮는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이 쌓여 다양한 계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학교다.사방초등학교는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특색프로그램으로 감성을 키우는 생태교육과 바르고 건강한 마음을 기르는 행복 공감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감성을 키우는 생태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의 생태정원 가꾸기에 참여하고 방과후에는 학교 생태놀이로 운영된다. 바르고 건강한 마음을 기르는 행복 공감교육은 전교생의 월별 생일 축하를 비롯해서 어린이날 선물과 보물찾기 행사, 문화유산 해설과 함께 하는 남산 숲체험, 부산 키자니아 진로체험, 동물들과 함께 하는 생명존중교육, 상담교사와 이뤄지는 집단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습지원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교사들의 열정적인 지도를 바탕으로 일주일에 한 번 원어민 교사와 영어 수업을 하고 있고 국악을 지도해주는 예술강사, 미술을 지도해주는 지역연계 미술강사도 지도를 도와주고 있다. 5학년 윤서진 군은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청각장애를 가진 윤 군은 유치원 때부터 이 학교를 다녔고 2학년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다. 윤 군은 올해 울산에서 열린 전국 장애인 수영대회에서 25m와 5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땄다. 여기에 25m 접영에서도 동메달을 보탰다. 지난해도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으니 작은학교인 사방초등학교의 보배다. 윤 군은 “수영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오금환 교장은 “제각기 제 빛깔로 생각의 힘을 키우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저마다의 장점을 최대한 지원하고 삶의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며 “호기심을 가지고 많은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자연생태학교 안에서 자유롭게 자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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