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북면 천부리는 울릉 관광의 1번지라고 일컫는다. 성인봉의 줄기가 북쪽으로 내리 달리다가 바다와 부딪쳐 불쑥 솟아난 430m의 송곳봉이 절경의 랜드마크처럼 버티고 있고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가 푸르게 펼쳐진 천부리는 마을 뒤로 원시림도 품고 있어 최고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한때 일본인들이 고기잡이를 하고 질 좋은 목재를 일본으로 실어나르던 항구가 있어서 왜선창이라고도 불렀다.천부리에는 441가구 664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들 주민들 가운데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은 약 70% 정도며 상업과 자영업으로 살아가는 주민은 30% 남짓이다. 불과 30여년 전만 하더라도 주민 대다수가 어업에 종사했지만 지금은 거의 폐업한 상태다.
농민들은 대부분 특수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울릉도의 특산물인 명이나물과 부지깽이, 더덕, 취나물 등을 재배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거의 사라졌지만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있다. 천부리 어촌계가 존재하며 전복, 뱅어돔의 종패와 치어를 키워 100% 육지로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어업에 종사하던 주민들은 중국 어선의 오징어 싹쓸이 조업으로 오징어가 거의 잡히지 않자 생업을 잃고 일자리를 찾아 육지로 떠난 경우가 많다.천부리는 울릉도의 관광 중심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인구가 차츰차츰 줄어들다가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관광 중심지여서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늘어났고 퇴직자들이 은퇴생활을 즐기기 위해 천부리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부리는 다시 살아나는 마을로 변신하고 있다.
천부리에는 바다와 잇댄 기암괴석과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울릉도 전체가 제주도보다 1/25의 면적에 불과하지만 볼거리의 밀도는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관음도, 삼선암, 해중전망대, 코끼리바위, 송곳봉, 나리분지 등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명소들을 품고 있다.관음도는 천부리에 속해있는 무인도로 해안에서 불과 100여m 떨어져 있다. 면적도 71㎡로 매우 작은 편이다. 이 섬을 주민들은 깍개섬 또는 깍새섬이라고 부르는데, 깍새(슴새)가 많은 섬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2012년에 보행연도교가 준공돼 마을과 연결됐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직접 건너가 산책을 하고 있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지만 한때 주민 3명이 거주하면서 토끼와 염소를 방목했다고 전한다.
삼선암은 울릉도 3대 해양절경 중 제 1경으로 꼽히는 바위다. 삼선암의 빼어난 경치에 반한 세 선녀가 이곳에서 자주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가곤 했는데 한 번은 놀이에 열중하다가 돌아갈 시간을 놓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세 선녀가 변했다는 전설이 전한다. 천부리에서 울릉읍 도동리로 가는 뱃길에서 가장 물결이 거센 곳이 삼선암 부근 해역이어서 1년에 한 번씩 처녀를 용왕에게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천부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경관은 단연코 송곳봉이다. 송곳봉은 해발 430m의 큰 암벽으로 마그마의 통로인 화도가 굳어서 생성된 바위다. 뾰족한 봉우리가 마치 송곳을 세워 놓은 것 같다 해서 송곳봉이라고 부른다. 상대적으로 점성이 높은 조면암질 용암은 쉽게 흐르지 못하기 때문에 지표에 봉긋하게 올라와 용암돔을 만든 것이다.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용암돔 상부와 주변을 감싸고 있던 집괴암 상부가 침식돼 현재와 같이 경사가 가파르고 뾰족한 형태를 갖게 됐다. 뒤편에는 옥황상제가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는 착한 사람을 하늘로 낚아 올리기 위해 뚫어 놓았다는 전설을 가진 8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것은 차별침식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천부리와 맞닿아 있는 나리에는 제주도에서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가 있다. 나리분지는 동서로 약 1.5km, 남북으로 약 2km 정도의 크기다.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해 형성된 화구원으로 그 안에 분출한 알봉(611m)과 알봉에서 흘러내린 용암에 의해 다시 2개의 화구원으로 분리돼 북동쪽에는 나리마을 남서쪽에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않는 알봉마을이 있다. 우산국 때부터 사람이 살았으나 조선시대에 이르러 공도정책으로 수백 년 비워졌다. 고종 때 개척령에 따라 개척민들이 이곳으로 왔는데 옛날부터 정주한 사람들이 섬말나리뿌리를 캐어 먹고 연명했다고 해서 나리골이라 부른다.천부리는 울릉읍에서 약 25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일주도로가 뚫리면서 가능해졌다. 하지만 천부리에는 관광객을 위한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상태다. 관광객들이 25분만에 다가갈 수 있는 울릉읍에 수많은 숙소와 쇼핑센터, 식당이 늘려 있어 굳이 천부리까지 와서 머무리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자연을 조용하게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는 천부리가 가장 적합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천부리는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준비단계를 시작했다.
천부리에는 울릉도에서 유일한 수영장인 천부 해수풀장을 가지고 있고 해중전망대도 갖추고 있다. 프리 다이버들은 천부리의 삼선암을 최고의 성지로 여긴다. 먹을거리도 다양하다. 울릉도 특미인 따개비칼국수, 꽁치물회, 홍합밥, 산채비빔밥 등 식성에 따라 울릉도의 맛을 고를 수 있다.
김태진 이장은 “설기 좋은 마을인 천부리에 서서히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갑고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젊은이들이 천부리를 찾아 정착하도록 하기 위해 관광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정윤태 면장은 “울릉 관광의 중심인 천부리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데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 지원해 천부리가 더욱 살기 좋은 마을이 되도록 적극 지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