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북면 천부리에 위치한 천부초등학교는 천혜의 해안 절경을 품고 있다. 또 울창한 원시림에 안겨 있어 아늑하고 풍요로운 기운이 가득하다. 1935년 개교해 88년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올해까지 291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천부초등학교는 본교 20명, 현포분교장 2명을 포함해 모두 22명의 재학생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1970년대 천부항이 풍어를 누리던 시절, 전교생이 600명에 이르렀다고 기억하는 주민들이 있을 정도로 큰 학교였지만 현재는 천부리를 포함한 북면의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과 맞물려 학생수는 현저하게 줄어든 형편이다. 천부리에 살고 있는 학생 수는 한계가 있고 인근에 대도시도 없는 사정이다 보니 작은학교 자유학구제의 혜택을 받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학구내 학생들 외의 재학생은 찾기 어렵고 나리에 주둔하고 있는 공군부대 자녀들이 입학하는 경우가 간혹 눈에 띈다.
하지만 어려운 교육여건 속에서도 천부초등학교는 행복한 배움이 가득한 교실, 세상과 꿈을 이어주는 교단, 모두가 만족하는 공감학교, 안전하고 깨끗한 교육환경이라는 중점시책을 정하고 이를 구현하는 데 모든 교육주체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행복한 배움이 가득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 우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맞춤형 ‘등대지기(登對知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를 향해 오르는(登) 교육, 만남에 답하는(對) 교육, 지혜를 쌓아가는(知) 교육, 재능을 발견하는(技) 교육이 그것이다. 교사들의 교권 보호에도 노력하고 있다. 세상과 꿈을 이어주는 교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활동 활성화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금심을 높이는 근무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공감 학교를 만들기 위해 신뢰와 공감의 교육행정을 구현하고 있고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교육환경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건강한 배움터 조성과 교육기회를 보장하는 학생복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천부초등학교는 ‘책과 바다, 체험으로 햇살처럼 빛나는 천부 어린이 키우기’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특색교육을 펼친다.
먼저 독서교육으로는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을 강화한다. 책읽기 수업과 독서 동아리를 운영, 학교 도서관 활성화를 통해 책 읽는 습관을 형성하도록 지도하고 ‘이달의 시’를 통한 심미적 감성 능력을 신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책읽기, 토론, 책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자율적인 독서문화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해양교육으로는 독도 지킴이 동아리 운영, 체험학습과 캠페인 활동을 통해 바다를 품은 체험 중심의 독도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또 해양 레저 체험과 해양 안전교육, 생존수영 실기교육 운영으로 바다를 품은 체험 중심 해양교육을 전개한다. 해양생태 탐구 소프트웨어 코딩활동, 울릉도·독도 탐사 프로젝트를 운영해 바다를 품은 창의융합교육을 전개한다.다양한 체험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정규 교육 외의 교육기회도 보장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학교 안 체험활동으로는 과학과 생물단원 관련 생태환경 조성과 텃밭가꾸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학교밖 체험활동으로는 도시문화 체험학습, 해양캠프와 스키캠프,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켐프 등을 운영한다. 학부모와 함께하는 체험활동으로는 행복한 요리 프로그램 운영, 가을운동회와 학예회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모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북면 현포리에 있는 현포초등학교는 1994년 천부초등학교로 편입됐다. 현포리는 다양한 역사유적들이 발견돼 고대 우산국의 도읍지로 여겨지는 지역이다. 1925년에 개교했으니 약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2학년과 5학년에 각각 1명씩 재학하고 있어 내년에는 폐교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천부초등학교의 교정 한쪽에는 울릉군에서 참스승으로 존경받는 고 이경종 선생 순직비가 있다. 이경종 선생은 울릉군 천부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으로 재직하던 1876년 1월 17일 제자 2명이 등록금이 없어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자 학부모로부터 돈을 빌려 울릉읍 도동으로 가서 농협에 등록비를 내고, 직원들의 봉급을 수령해 어선 만덕호를 타고 돌아오고 있었다. 당시에는 울릉군에는 일주도로가 뚫리기 전이어서 교통수단이 배를 타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경종 선생이 탄 배가 천부항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고 파도가 거세게 치다가 배가 갑자기 뒤집혔다. 학창 시절 수영 선수였던 이경종 선생은 무사히 헤엄쳐 나왔다. 그러나 뒤돌아보니 제자들이 위기에 처해 있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다로 뛰어들어 학생을 구하고 또 다른 학생들을 구하러 들어갔다가 다시 몰아쳐 오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경종과 다른 아이들의 시신은 9일 만에 근처 바닷가에서 발견됐다. 같은해 6월에 경상북도교육회에서 이경종 순직비를 건립했고 매년 1월 17일 울릉군 지역 교육관계자와 주민들은 이경종 선생을 기리는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천부초등학교 전교학생회장인 김지유(6학년) 양은 “작은 학교지만 다양한 체험학습과 방과후 수업 등으로 모자람 없는 혜택을 받고 있다”며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자라는 학생 모두는 바다만큼 넉넉하고 예쁜 심성을 가졌다”고 자랑했다. 의사가 되고싶은 꿈을 가진 김양은 “선생님들이 모두 훌륭한 분들이시고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며 “전교생이 형제처럼 지내면서 저마다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화 교장은 “바다의 넓은 품에 안겨 자라는 학생들에게 더 큰 꿈을 심어주기 위해 모든 교사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고 이경종 선생님의 참 스승상을 본받아 천부초등학교의 모든 교육주체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