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와룡면의 와룡산 줄기 한 자락에 위치한 와룡초등학교는 1933년 개교해 올해 개교 9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6439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전통 있는 학교였으나 현재는 전교생 45명의 작은 학교다.와룡초등학교는 안동 시내에서 10k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학교로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전교생이 100명이 훌쩍 넘을 정도로 읍·면 단위 학교 중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를 자랑했다. 이뿐만 아니라 50년 전에는 전교생이 1000명에 이를 정도로 큰 학교였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해마다 입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해 복식학급이 발생할 것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2021년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로 추진학교로 지정된 이후 안동 시내의 안동서부초등학교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와룡초등학교에 전학을 올 수 있게 돼 첫해인 2021학년도 4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4명, 올해 2명이 유입돼 현재 전교생 45명 중 10명의 학생들이 전·입학해 안정적으로 학급을 유지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와룡초등학교는 ‘삶의 힘을 키우는 따뜻한 와룡인 육성’이라는 목표를 바탕으로 ‘FUN-day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교육과정은 오고 싶은 학교,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F(Flip, 창의 인성교육 확대), U(Upgrade, 수업 방법 혁신) N(Navigate, 꿈·끼·인성을 함께 키우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참여를 통해 완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예술과 인문학적인 요소를 통합한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래교육지구 상생마을학교를 통해 지역 내 사진작가, 목수, 숲놀이 전문가와 함께하는 다양한 예술·인문학 수업뿐 아니라, 실제 지역 현장을 느낄 수 있는 진로 체험활동을 제공하는 등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을 운영 중이다.또 특색교육인 ‘바르게 걷기-와룡에서 백두까지’ 활동으로 아침마다 행복한 바르게 걷기 활동, 학교 밖 걷기 좋은 길 걷기(숲길 걷기, 독립운동 길 걷기, 호반길 걷기 활동 등)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특별 체육활동으로 인라인스케이트 수업을 운영 중인데 전원 무료로 제공한 인라인스케이트와 지역 내 외부 강사를 초빙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수업을 각 학년 10시간 이상 실시하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인 드론,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 산업에 대한 꿈을 키우고 끼를 기르고 있다. 1인 1 태블릿 PC(2학년 이상), 드론(육상형 및 비행 드론 34대)과 코딩 로봇을 확보해 정규 교육활동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 및 방학 중 캠프, 방과 후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동의 놀 권리 보장과 수요자 중심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따뜻함을 담다 온더뜰’ 단체와 협약을 체결한 우수 돌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예(텃밭 정원)와 요리(키친 가든) 치유농업 체험활동을 운영해 학생들의 정서 안정과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학년별 특성을 고려해 스포츠, 방송댄스, 리코더, 오카리나, 미술, 코딩, 한자 등의 다양한 수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스크린 골프 수업은 2타석과 3개의 연습 타석을 보유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 수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와룡초등학교는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해 석면해체제거, 내진보강, 외벽개선, 전기시설개선, 냉난방시설개선 등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했으며 올해도 연말부터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으로 급식소와 돌봄교실 및 방과후교실을 신축할 예정이다. 또한 2층에 옥외체육관을 증축해 쾌적한 체육활동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고 학생과 지역민에게 각종 행사 및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생활편의 시설을 제공해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와룡초등학교를 졸업한 동문의 애교심과 관련한 에피소드는 이 학교가 얼마나 지역주민과 안동시민의 기억 속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올해 개교 90주년 기념행사에 28회 졸업생인 황룡찬 동문이 학교를 찾았다. 그는 서울에 살다가 귀향한 사람으로 어린 시절 모교에서 자라났던 추억을 잊지 못해 찾았다며 희사금까지 내놨다. 산야리에 살고 있는 90세의 18회 졸업생 정대원 동문은 개교 기념식이 열리던 오전에는 비가 와서 학교를 찾지 못했다가 오후 비가 갠 후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와 “내 인생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모교의 개교 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꼬깃꼬깃 간직한 5만원을 동창회에 기부했다.
전교학생회장 라상민군은 축구선수나 감독이 되는 꿈을 키우고 있다. 라군은 “2010년에 운동장을 인조잔디로 만들어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운동하기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는 학교”라며 “선생님들의 따뜻한 가르침 속에 전교생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호구 교장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기본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로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와룡초등학교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잘 설계한 까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는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 전환해 학생 수를 더욱 늘리고 미래지향적인 교육 활동을 꾸준하게 펼쳐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