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감천면은 예천군의 북쪽에 위치해 영주시와 맞닿아 있다. 예천 읍내와는 불과 13㎞ 정도 떨어져 있고 자동차로 20분 걸리는 곳이며, 자동차 전용도로가 똟려 있어 교통사정도 매우 좋은 편이다. 감천의 중심지인 포리는 주마산 자락에 위치해 공기가 맑고 인심이 좋으며 자연경관이 매우 아늑한 마을이다. 여기에 예천 읍내와 영주시가 가까이 있어서 도시생활도 가능한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247세대 446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포리의 주민들 중 89%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민들은 벼농사를 하면서 고추, 사과, 도라지, 황기 등의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 고추를 재배하는 농가는 40%, 사과는 20%, 나머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는 40%에 이른다. 포리의 특산물은 고추와 생강이다. 포리의 고추는 영양군의 고추보다 단위면적당 소출이 1.5배나 된다. 따라서 농가소득도 다른 지역에 비해 보통 이상은 된다. 하지만 이들 농민들도 대부분 고령화로 접어들어 폐농하는 농가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실정이다.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구는 전체인구의 20% 정도다.
포리에서 영주시까지는 13㎞ 정도다. 예천읍내까지도 같은 거리다. 영주시가 예천군보다 큰 도시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영주시의 각종 인프라를 활용하는 생활을 한다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포리 주민들은 대부분 예천읍내의 시설을 이용한다. 예천을 사랑하는 애향심이 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포리까지 오는 대중교통이 예천군의 시내버스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예천읍내를 드나들기 쉽다는 이유도 있다. 포리 주민들이 예천 읍내를 이용하는 것은 이제 거의 습관화 됐다고 한다.포리의 고추는 안동 경매시장에서 전체 수확량의 60% 정도 팔린다. 그리고 예천의 고추상점에서 30% 팔리고 나머지는 자가소비한다. 포리는 예천군에서 고추농사를 가장 많이 짓고 작목반도 결성돼 있다.포리는 예천군에서 비교적 낙후된 지역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주민들은 크게 불편 없이 살아간다고 말한다. 인심은 다른 지역에 비해 최고로 좋다고 자부하기도 한다. 주민들간의 화합은 절대적이며 불화나 갈등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포리에는 17가구의 취농·귀촌 가구가 있다. 이들은 소규모 농사를 짓거나 퇴직 후 취미생활을 하면서 행복하게 지낸다. 또 2가구는 서울시민이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주말에 찾아와 농촌생활을 즐긴다. 이경숙(61)씨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살다가 3년 전 남편 일을 따라 포리에 와서 정착했다. 그는 집 주변에 텃밭을 만들고 배추, 고추 등을 기른다. 수확한 채소들은 자가에서 소비한다. 이경숙씨는 “수도권에 비해 문화적 환경은 크게 떨어지지만 자연을 바라보며 사는 재미로 불편함을 상쇄시킨다”며 “포리는 자연과 더불어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고 주민들도 마치 친척인양 다정하고 친절해 살아가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포리에는 30년 전까지 포리시장이 있었다. 당시 마을의 인구는 2500여명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포리 시장은 감천면의 주민들이 모두 이용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사라졌던 포리시장은 1O년 전에 다시 부활했다. 포리시장에는 두부가게, 반찬가게, 어물전, 잡화를 파는 상점 등 주민이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물목이 충분하다. 감천면에서도 포리 5일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천면 행정복지센터 한쪽에는 나지막한 석탑과 반송이 있다. 석탑은 주마산 중턱 석산골에 있던 것을 1920년쯤 이 자리에 옮겨놓은 것이다. 벌방리 석탑이라고 부른다. 1.59m의 작은 키를 가진 삼층 석탑은 조성연대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지만 낙수면이나 전각 돌을 다듬는 솜씨 등으로 미뤄 고려시대 중기의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탑 옆에 자라고 있는 반송도 예사롭지 않다. 1934년 당시 감천면장이 주마산에서 옮겨 심은 것으로 천향1리의 보호수인 석송령과 나무 모양이 비슷해 후계목으로 보호하고 있다. 또 행정복지센터 바로 옆 감천지구대 입구의 단풍나무는 이승만 대통령이 하사한 나무라고 해서 주민들이 귀하게 여기고 있다. 수령이 100년 정도 돼 보이는 이 단풍나무는 키가 웃자라 가을이면 붉은 단풍으로 장관을 연출한다.
포리의 앞산에 있는 농바우는 신비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바위 위에 농같이 생긴 바위가 또 얹혀 있어서 마을 이름이 이 바위에 유래돼 농바우 마을이라고 한다. 농바우는 동네에 길을 닦던 심술궂은 청년들이 수차 이 바위를 굴려 밀어냈는데도 그 이튿날 보면 다시 제자리에 올라가 얹혀 있어 신기하게 여겨 그 뒤로부터 재앙이 없어지라고 빌던 바위라고 하며 지금도 그 바위를 두들기면 ‘둥둥’ 소리가 난다고 한다.
김승년 포리2리 이장은 “포리의 주민들은 농사를 지어 모자람이 없고 소박한 생활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며 “교통이 편리하고 인심이 후하기 때문에 도시인들이 귀농·귀촌하기에 적합한 마을”이라고 말했다.장광현 감천면장은 “그동안 주민을 위한 공공시설이 없었는데 12월 초순에 감천행복문화센터가 준공되면 거점센터로 활용될 것”이라며 “주민이 대부분 고령화 됐지만 청년회를 조직해 마을 발전에 기여하고 귀농 귀촌을 유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