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U-20) 여자축구대표팀이 한국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대회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에 도전한다. U-20 여자대표팀이 오는 29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보훔의 레비르파워 슈타디온에서 홈팀 독일과 FIFA U-20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출국 당시 8강 진출을 목표로 했던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위스를 4-0으로 대파하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아프리카의 가나까지 4-2로 격파하며 일찌감치 8강행을 결정지은 한국은 미국과의 최종전에서 0-1로 패했지만,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4강행을 달성했다. FIFA주관대회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른 것은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U-20)선수권대회, 2002한일월드컵에 이은 3번째 성과다. 무엇보다 남자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열악한 조건에서 어린 소녀들이 일궈낸 성과라는 것이 축구계 및 팬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 내용도 뛰어났다. 간판 공격수 지소연(19. 한양여대)은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슈팅 및 골 결정력으로 6골을 몰아치며 대회 득점왕을 넘보고 있다. 지소연을 비롯해 김나래(20. 여주대), 정혜인(20. 현대제철) 등 세 선수는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매직 트리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영국 도박사들은 4강에 오른 팀 중 한국의 우승 가능성을 두 번째로 점치고 있어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개최국 독일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전승을 달리고 있는 팀이다. 이번 대회 4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경기당 평균 3골이 넘는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자축구 강국 북한과의 8강전에서는 미드필드를 장악하면서 2-0 완승을 거두는 등, 짜임새 있는 전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주 공격수 알렉산드라 포프는 7골로 지소연을 앞지르고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포프 외에도 출중한 드리블 능력, 개인기를 가진 스벤야 후스도 경계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독일은 유럽 특유의 힘을 바탕으로 조직적인 미드필드 압박이 강점으로 꼽히는 팀이다. 이영기 여자축구연맹 기술위원은 미드필드 장악을 승패의 관건으로 꼽았다. 이 위원은 "독일이 체격 면에서 한국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체력까지 낫지는 않다"면서 "패스가 중간에 차단당하지 않고 얼마나 잘 연결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은 "반 박자 빠른 패스와 영리한 위치선정을 통한 세컨드 볼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률이 50%에 이르고 있다"며 "세트플레이 기회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인철 감독(38) 및 선수들은 독일전을 준비하면서 결승 진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최 감독은 "독일은 분명히 강팀이지만, 지금까지 해온대로 좋은 플레이를 펼친다면 충분히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월드컵 4강에서는 남자대표팀이 독일에 패했다"고 되새긴 최 감독은 "이번에는 우리가 독일을 이기고 결승에 오르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지소연은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세상에 못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4강전을 앞두고 알차게 훈련해 온 만큼, 우리가 가진 것을 제대로 풀어내면 승산이 있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보훔 현지에서 훈련 중인 선수단은 28일 오후 레비르파워 슈타디온에서 공식 훈련일정을 소화하며 결전에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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