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물야면의 물야초등학교는 1922년에 개교해 지난해 개교 100년을 맞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503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깊은 물야초등학교는 현재 32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1960년대 중반에는 전교생이 1200명에 이를 정도로 큰 학교였지만 서서히 학생수가 줄어들어 지난 2021년 작은학교 자유학구제가 추진됐다. 하지만 이 학교는 위기를 극복하고 울창한 숲속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특색있는 작은학교의 존재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물야초등학교 주변에는 18그루의 노송이 우람한 가지를 드리우고 있다. 이 소나무들은 학교가 위치한 오록마을의 입향조가 제주목사로 있다가 이 마을에 정착하면서 씨를 가져와 심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경북의 다른 소나무와 둥치의 색이 다르다. 이 학교에는 소나무 외에도 느릅나무, 상수리나무, 참죽나무, 산수유나무, 물박달나무 등 30종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자연과 가장 가까이 있는 물야초등학교는 아름다운 숲을 보존함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이를 활용한 환경교육을 가장 실감나게 추진하고 있다.물야초등학교의 전교생은 수업을 마치면 돌봄교실과 방과후 활동으로 오후 시간을 보낸다. 이 학교의 교육 비전은 ‘숲도 사람도 아름다운 학교에서 꿈·사랑·열정을 키우며 올바른 인성을 가진 창의적인 어린이 육성’이다. 코딩과 드론교육을 통한 첨단 과학 프로그램에서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오카리나, 타악기 등을 익히도록 하는 악기교육, 수채화, 목공, 클레이 등의 미술교육, 배드민턴, 놀이체육, 둘레길 걷기 등 체육교육에 이르기까지 하교 후 지역 돌봄센터인 물야별솔마을돌봄터와 연계해 돌봄과 학습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생태환경교육은 이 학교의 집중 특별프로그램이다. 물야초등학교는 다양한 수종을 자랑하는 숲에 둘러싸인 학교답게 2001년 산림청이 제정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올해 학교숲 활용부문 전국 최우수상을 받았다. 산림청 지원 학교숲 프로젝트 ‘우리 학교에는 아름다운 숲이 있다’를 통해 숲놀이, 교내 나무지도, 나무 이름표 달기, 폴르깅 활동 등을 실시하고 있다.또 봉화군청과 경북도교육청의 지원으로 지난해 개교 100주년 기념비를 건립하고 시가 흐르는 둘레길을 조성해 산책로와 쉼터로 이용하고 있다. 학교 뒤뜰에는 커다란 비닐하우스가 있고 그곳에는 해마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방울토마토 등의 다양한 작물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 심고 거둬들인다. 지난해에는 학교 담장에 교화인 장미묘목 심기를, 올해는 보리수, 꽃사과, 체리, 대추 등 과실수 20여 그루를 심었다. 바르게 걷기 활성화를 위해 매일 아침마다 운동장에 나와 교사와 학생이 함께 걸으며 자연을 관찰하고 통찰하는 따뜻한 감수성을 기른다.
물야초등학교는 지난해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놀이 중심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지원받아 2개의 교실이 놀이중심으로 개선되고 복도 공간도 놀이공간으로 바꿔 소규모 학급에 맞는 다양한 공간을 가진 학교로 재탄생했다. 저학년 교실에는 학생수가 많으면 만들기 힘든 다락방과 마루를 설치해 놀이와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고학년에는 카페식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 학생들의 취향을 존중해 줬다. 그밖에도 지난해 겨울 과학실을 지능형 과학실로 새롭게 리모델링 해 학생들이 과학에 보다 친숙하게 적응하도록 했다.
물야초등학교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기후위기대응 생태환경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육활동을 집중해서 실시하고 있다.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6차산업에 적응하는 프로젝트로 봉화식생활네트워크와 MOU를 맺어 벼농사 과정, 참나무에 버섯 키우기, 계절과일 수학체험 등을 실시했다. 또 급식 지도와 생태환경교육을 통해 육식을 줄이고 다양한 채식을 체험해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는 마음가짐을 키우고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다른 농장에서 잘 재배하지 않는 열대과일과 특수채소 500여종을 키우는 해오름 농장 견학을 통해 약이 되는 식물을 살펴보고 재배방법, 요리 활용법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물야초등학교는 지역사회와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백두대간수목원 개원 이후 해마다 방문해 계절별 식생, 수생생태계 탐구 등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2002년애 개원한 국립청소년미래환경센터와 1년간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생태전환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해 디지털 드로인, 영상촬영, 편집 등의 디지털 활동을 펼치고 목공, 플라스틱 재활용 등 메이커 활동을 진행해 결과물을 전시하기도 했다.
물야초등학교는 5형제 다둥이 가족의 4형제가 함께 재학하고 있다. 3학년 김학진 군과 2학년 병진 군, 1학년 성진 군, 유치원생 형진 군이 주인공이다. 이들 형제에게는 지난 7월 막내 우진이가 태어났다. 맏이인 학진 군은 “학교 전체가 우리 형제들을 마치 가족 대하듯 따뜻한 분위기 속에 보살펴준다”며 “작은학교이기에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경험할 수 있고 동생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할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성동 교장은 “숲도 사람도 아름다운 학교라는 슬로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속의 학교생활을 통해 심성이 아름답고 전인적인 인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좋은 환경을 더욱 잘 가꾸고 조성해 최상의 교육환경을 이어가고 다른 학교에서는 시도하지 못하는 차별화 된 프로그램과 다양한 지원으로 우수한 작은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