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인 7일 노동리고분군이 자리한 봉황대 옆 특설무대에서 네 번째 2010 경주 봉황대 야간 상설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공연은 ‘봉황대의 만파식적 콘서트’로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인‘이생강’선생과 경주 국악관현악단 ‘신라천년예술단’의 협연으로 수준 높은 국악공연이 펼쳐졌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보러 온 2,500여명의 관광객과 시민, 외국인들은 신라천년의 얼이 서려있는 노동리고분군에서 우리 국악의 진수를 느끼며 즐기는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관내 노인회에서 100여명이 찾아주어 더욱 뜻 깊은 공연이었다.
이날 공연은 식전공연으로 청소년 풍물단의 신나는 사물놀이로 문을 열었고, 공연은 우리 가락 ‘도드리’를 시작으로, 이생강 선생님의 대금 독주는 듣는 이의 가슴에 우리 음악의 멋을 고스란히 심어주었다.
이어 전통음악을 좀더 현대적으로 만든 퓨전국악과 민요, 대금과 국악관현악의 협연, 실내악 등으로 1시간여 동안 다양한 공연을 펼쳐 보는 이로 하여금 환호와 탄성을 자아내며 신나는 공연이 펼쳐졌다. 최병화 기자
*만파식적(萬波息笛) 설화는 나라에 근심이 생길 때 불면 평온해졌다는 신기한 피리에 대한 설화이다.
신라 제31대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을 위해 동해안에 감은사(感恩寺)를 지었는데, 다음해 작은 산 하나가 감은사 쪽으로 떠내려오고 있다는 전갈이 있었다. 점을 친 일관은 해룡(海龍)이 된 문무왕과 천신(天神)이 된 김유신이 왕에게 성을 지키는 보배를 주려는 것이니 해변에 가서 받으라고 했다. 왕이 기뻐하며 이견대(利見臺)에서 바다에 떠 있는 산을 바라보다가 사람을 보내 살펴보니, 산의 모양이 거북의 머리와 같은데 그 위에 대나무 한 줄기가 있어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하나가 되었다. 다음날 대나무가 하나가 되자 7일 동안이나 천지가 진동하고 비바람이 몰아쳤다.
바람이 자고 물결이 평온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왕이 그 산에 들어갔더니, 용이 검은 옥대(玉帶)를 가져와 바쳤다. 왕이 산과 대나무가 갈라지기도 하고 합해지기도 하는 이유를 물었다. 용은 그것이 소리로써 천하를 다스릴 상서로운 징조라고 하며 대나무가 합해졌을 때 베어다 피리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평화로울 것이라고 했다. 왕이 사람을 시켜 대나무를 베어가지고 나오자 산과 용이 갑자기 사라졌다.
왕이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월성 천존사에 두었는데, 이것을 불면 적이 물러가고, 병이 낫고, 비가 올 때는 개이며, 바람과 물결도 잠잠해졌다. 그래서 이 피리를 만파식적이라 하고 국보로 삼았는데, 효소왕 때 기이한 일이 일어나자 만만파파식적이라고 했다.
이 설화는 신문왕이 만파식적을 얻게 되는 신비체험을 기록한 것이다. 만파식적은 환웅의 천부인(天符印), 진평왕의 천사옥대(天賜玉帶), 이성계의 금척(金尺) 등과 같은 성격의 신성징표이다. 신문왕은 정치적 힘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왕권의 정통성과 신성성을 확립하고 지배계층의 동질성을 재확인해야 했다. 따라서 삼국통일의 업적을 이룩한 아버지 문무왕과 김유신을 등장시켜 왕권을 강화시킬 수 있는 신물(神物)설화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 설화는 〈삼국유사〉의 만파식적조, 백률사조(栢栗寺條), 원성대왕조(元聖大王條)에 기록되어 있고 '삼국사기'·'신증동국여지승람'·〈동사강목' 등에도 단편적으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