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올해 재정운영과 관련해 경상경비 삭감 등 긴축재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출자·출연기관인 경주문화재단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의 성과급 지급 소식이 알려지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20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경주예술의전당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27일 1억12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하이코 또한 곧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올해부터 성과금을 지급할 계획이다.경주시는 지방교부소 감소로 인해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 삭감을 통한 세출구조화를 단행하고, 지방채 없는 건전재정기조 원칙을 유지해 나가고 있지만, 두 기관은 이와 상관없이 성과급 지급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이들 기관은 성과급 재원은 대관수입 등을 통해 자체 조달하기로 했다. 출연기관 경영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므로 성과급 지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이들은 "지자체 기관 간 인력 수급 경쟁이 치열해 대도시 광역시급 기관으로 인력을 뺐기지 않으려면 성과급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실례로, 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까지 3년에 걸쳐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하이코는 올해 처음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성과급이 경영실적평가를 바탕으로 지급되는 만큼, 직원 사기와 열의에도 직결돼 있다"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으면 타 기관과 대우가 더 벌어져 직원들이 떠나갈 것"이라고 토로했다.하이코 관계자 또한 "타 기관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그마저도 우려가 있어 행안부 지침의 절반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이를 두고 시로부터 매년 출연금 수십억원을 받아가면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경주시의 긴축재정 기조와 벗어나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하이코의 경우 ▲2021년 25억9500만원 ▲2022년 23억원 ▲2023년 24억원 ▲2024년 24억원을, 경주문화재단의 경우 ▲2021년 13억2400만원 ▲2022년 17억5000만원 ▲2023년 17억원 ▲2024년 16억원의 출연금을 지급받았다.특히 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13일 경주시의회 2024년도 본예산안 심사에서 예산절감으로 지원되는 출연금 17억원 가운데 1억원이 삭감됐지만, 이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27일 1억12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A관계자는 "경주문화재단 출연금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예술의전당 공연·전시 수익 등을 2024년 예산에 반영해 출연금을 조정 신청하는데, 시와 의회에서는 예산과 관련해 10월부터 문화재단에 출연동의안을 받다보니 10월~12월 수익은 실제 정산이 안된 상태로 진행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예를들어 항상 (3개월)추정치로 5억 정도를 번다고 가상치를 넣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다음해 1월에 정산하면 실제로 8억을 벌었다면 남은 3억을 자체 추경을 거쳐서 써버리고 있다"며 "가상치 보다 남은 예산이 성과급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