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에서 빠져나온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세력이 설 연휴 첫날인 9일 깜짝 합당을 선언한 데 이어 11일 첫 회의를 가졌다.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의 신당 세력이 하나로 뭉쳐 이른바 `빅텐트`를 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개혁신당`이라는 당명 하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공동으로 대표를 맡아 이념적 스펙트럼이 좌와 우를 아우른다. 정체성이 확연히 다른 세력들이 진영을 넘어 한 배에 올라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에 극도의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환경이 초래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합당을 주도한 인사들은 "기득권 양당 체제를 그대로 방치해선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총선 때마다 등장하는 제3지대 신당이지만 이번 통합신당에 쏠리는 국민적 관심도와 기대는 자못 커 보인다. 양당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별화된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줄 새로운 정치를 갈급해 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그만큼 폭넓다. 개혁신당도 이를 의식해 양당과의 차별화를 노골적인 공략 포인트로 삼고 있다. 개혁신당이 실제로 돌풍을 일으키며 의미 있는 제3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공통의 정치 철학과 비전이 부재한 상태에서 정체성이 다른 세력을 한데로 긁어모아 급조했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거대 양당 혐오 정서에 기대어 정치적 반사이익만을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총선이 이제 두 달 앞이다. 설 연휴를 거친 민심은 정쟁과 혐오, 기득권 나눠먹기로 일관해온 기존 정치판에 변화가 오길 기대한다. 그동안 제3지대 신당 대부분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던 가장 큰 이유는 정치공학적으로만 접근했던데 있다. 양당 체제 극복이라는 구호성 명분만으로는 부족하고, 새로운 정치를 향한 확고한 비전과 청사진을 깃발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이를 구현할 정책을 만들어 국민에게 제시하고, 뜻을 같이하는 세력들을 끌어안는 게 순리다. 정치하는 행태는 바뀌지 않은 채 몸집만 불린다고 표가 오지는 않는다. 대의명분과 정체성이 명확한 신당이어야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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