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봄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움츠렸던 생명력을 폭발시키는 풀과 꽃들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생명력’이라는 추상적인 에너지에 집중한 전시가 열린다. 대구 갤러리 청애가 봄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준비한 박정희 작가의 ‘기억의 재탄생’ 초대전으로 14일부터 4월 7일까지 펼쳐진다(월요일 휴관). ‘기억’이란 오감과 맞물려 있어, 꽃을 떠올릴 때면 꽃의 생생한 형상과 더불어 싱그러운 향기와 꽃잎의 부드러운 촉감까지 떠오르곤 한다. 기억을 되감는 작업 속에서 꽃은 뱅그르르 춤을 추기도 하고, 크게 펼쳐졌다 작게 오므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작가 박정희의 작품에서는 꽃과 풀의 여러 이미지가 리듬으로 켜켜이 쌓여 판타지적 화면이 연출된다. 그래서 작가가 재탄생시킨 내밀하고도 미학적인 화면을 통해 꽃과 들풀에 대한 기억의 보편적인 감성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여행하다 마주친 보도블럭 사이 작은 풀꽃의 여유로움에서 온유하고도 강인한 이미지를 화폭에 풀어내는 식이다.박 작가는 “나에게 예술이란 잠재돼 있던 억압된 감정들의 기억을 생성하고 치유, 정화하는 작업이다. 그 과정에서 자유로움을 갈망한다”고 설명한다. 작업을 통해 기억을 풀어헤쳐 본연의 자유로움을 찾고 있는 것이겠다.켜켜이 쌓인 기억을 풀어내다가 어느덧 새로운 아름다움과 만나게 된다는 작가는 자유로운 꽃과 풀의 결이 이뤄낸 아름다움을 전한다. 시간이 만든 자유로운 리듬과 환상적인 하모니는 새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우리에게 오롯한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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