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가 공단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지역 향토기업이라 불리는 농심과 손을 맞잡고 시작한 라면 축제에 지난해에만 10만명이 다녀갔다.
 
축제 성공 뒤에는 아이디어를 내고 축제 개최로 끌어내는 데 앞장선 50대 베테랑 공무원 신미정 구미시 낭만축제과장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2021년 신설 부서인 관광진흥과 팀장으로 발령받았던 당시를 막막한 첫해라고 했다.
 
신 과장은 "원래 산업 관련 부서에만 오래 있다가 갑자기 새로 생긴 관광진흥과로 발령이 났다"며 "신설 부서다 보니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야 했다"고 기억했다.
구미는 그동안 무수한 축제를 개최했지만 특별한 지역 대표 축제가 없어 축제개최후도 예산낭비 지적도 일었다. 신 과장은 1991년 구미에 공장을 열고 생산을 시작한 향토기업 농심을 떠올리며 라면 축제를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전례가 없는 지역 축제다 보니 국비를 따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한다. 신 과장은 직접 경북도와 문화체육관광부, 농심 등 전국 곳곳에 있는 여러 기관을 방문해 일일이 사업 설명서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평범한 라면 축제는 식상하지 않냐며 '이게 될까'하는 우려감도 들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구미 농심 공장에서 생산한 지 2~3일이 채 안 된 '갓 튀긴' 라면을 맛볼 수 있는 축제라고 강조했다.
라면 업계에 따르면 갓 생산한 라면일수록 소비자들이 맛있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실제로 라면 마니아층은 생산한지 얼마 안 된 라면을 일부러 찾아 먹기도 한다"며 "소비기한 내에서는 라면의 품질이 큰 차이는 없지만 맛있다고 느끼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신 과장은 "갓 튀긴 라면과 여러 콘텐츠를 설명하니 담당 사무관들이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며 "그때 축제가 성공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고 했다.그렇게 따낸 국비 8천만원으로 구미 지역의 한 캠핑장에서 라면 축제를 시작했고 그 해에만 2만명이 다녀갔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3년 누적 방문객은 4배가 넘는 10만명을 달성하며 축제는 급성장하게 됐다. 이중 약 40%는 타지역 관광객일 정도로 입소문이 난 것이다.
 
신과장은 라면 축제를 준비하면서 김장호 구미시장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았다. 지난해 팀장에서 승진해 라면 축제를 전담하는 신설 부서 '낭만축제과' 과장을 맡게 됐다. 김 시장은 지난해 라면축제 행사 중 하나인 '라면 빨리 먹기 대회'에도 직접 참여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김시장은  "문체부 대표 축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과장의 최종 목표는 라면 축제를 국내 대표 관광 축제로 만드는 것이다. 원래 라면을 먹지 않았던 그는 축제를 맡은 이후로 많게는 일주일에 두세번은 꼬박꼬박 먹는다고 한다.그는 "나도 그렇고 우리 팀원들도 그렇고 모두 라면 축제를 어떻게 키울까 매일 고민한다"며 "올해도 여기저기 분주히 뛰어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