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야구협회) 내부의 갈등이 폭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일부 경주 야구동호인들이 협회 집행부를 겨냥해 야구장 대관료 과다 계상, 야구용품 구매 시 특정업체 몰아주기, 대회비 임의로 운용 등의 의혹을 제기하자 협회 집행부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반박과 함께 '불법 침입 행위에 대해 고발할 것'이라고 대응하는 등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경주 야구동호인들은 11일 경주시체육회에 야구협회 감사 청구서를 체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이 자리에는 야구동호인 60여 명(집회측 추산)이 몰렸다.이들은 "야구협회의 감사자료가 모두 거짓인 것이 밝혀졌다. 해당 내용을 솔직하게 공개해달라고 야구협회에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부랴부랴 돈을 입금하고 있으나 부족한 돈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했다.또 "야구 리그 참가팀 중 39팀이 가등록비 100만원씩을 입금한 상태여서 통장에 3900만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중 1400만원이 비어있었다"며 "리그가 시작하기도 전에 돈을 써버린 것도 문제"라고 했다.이어 "야구협회는 실제로 야구장 대관료로 300여만원을 경주시설관리공단에 지급하는데, 대회 참가팀에게는 900만원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지적했다.아울러 "집행부 임원들은 각자 소속된 팀이 있는데, 이 팀들은 가등록비나 리그비를 늦게 내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진위를 파악하고자 집행부 측에 감사자료를 요청했더니 감사 자료는 1년마다 폐기하기 때문에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들은 "경주에서 야구대회가 열렸는데, 당시 대회 심판을 보지 않았던 심판이 돈을 받아가는 일도 있었다"며 "또 2023년 시도대항전이라는 전국대회가 열렸는데 이때 경주 대표로 쏠라이트가 출전해 우승을 했고 우승 상금으로 3000만원을 받았다. 그런데 세금을 제외한 2850만원의 상금이 쏠라이트로 가야 하는데 이 중 350만원이 제외된 2500만원만 전달되는 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들은 "350만원 중 50만원은 임원 공용의 통장에 들어가고 300만원은 임원 개인 통장에 입금됐다. 비리는 이 뿐만이 아니다"라며 "야구협회는 야구용품을 특정 업체를 통해서만 구매하는데, 시중에 1~2만원하는 야구용 장갑이 5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여기에 별도의 입찰 없이 야구용품을 모두 그 곳에서 구매하는 등 몰아주기 의혹도 있다"고 비난했다.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비리 의혹이 제기된 집행부 측은 반박에 나섰다.집행부 관계자는 "먼저 대관료의 경우 300여 만원만 지급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는 예산의 목을 잘 살펴봐야 하는데, 정확히는 대관료 등 비용"이라며 "예산이 과다 계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사용하고 남은 비용은 대회 시 이용되는 유류비, 식대 등으로 사용됐으며 횡령 사실은 없다"고 했다.또 그는 "의혹이 제기된 심판의 경우 야구장에서 심판을 보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대회 특성상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기타 잡무 등으로 도와주는 분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돈을 입금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이어 "쏠라이트에서 대회가 끝나고 고생한 협회 회원들을 위해 식사를 하라며 준 돈"이라며 "사용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갖고 있다. 개인적인 목적으로 운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아울러 야구용품의 경우 "경주에 스포츠용품 판매점은 많지만 야구용품 전문점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며 "야구협회는 지역과 함께 상생하자는 의미에서 타 지역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경주 지역업체를 이용하는 것이지 몰아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감사자료 부존재에 대해선 야구협회 측의 잘못이 맞다"며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야구협회가 큰 곤란을 겪은 여파가 있어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끝으로 그는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을 제기한 동호인을 겨냥해 "누군가가 협회 사무실을 불법 침입해 통장을 촬영한 사실이 파악됐다"며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야구동호인 측은 "불법침입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감사 청구서를 받은 경주시 체육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감사는 협회가 자체적으로 시행한다"면서도 "비리 의혹이 제기돼 야구협회 측에 감사자료를 요청했더니 회의록 밖에 없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공정하고 일정한 잣대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