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환경운동연합은 "포항시가 벌이고 있는 남구 제철서초등학교 뒤편 숲의 벌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숲은 형산강 유강 지역 개발에 밀려 찾아온 백로와 왜가리들의 서식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2일 성명서를 내고 "이미 베어낸 부지로도 충분히 백로들이 밀려나게 됐으므로 벌목을 최소화하고 백로들이 살 곳을 충분히 남겨두기 바란다"며 "형산강에서의 먹이 활동을 위해 인근 숲에 자리 잡은 여름 철새 백로의 산란과 육추 과정이 봄부터라는 상식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주장했다.남구 효자시장 끝자락의 폐교한 제철서초등학교 뒤편 숲 일대는 상가들과 인접해 매년 백로들로 인한 악취와 소음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계속돼 온 곳이다.
포항시는 백로들이 더 안쪽으로 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현실적 해결책으로 보고 그 일대를 벌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백로들이 와서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는 계절이 돼서야 벌목을 하는 것은 최근 예산이 집행된 것"이라고 했다. 현장인 제철서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이미 베어낸 아름드리 나무들이 쌓여 있고 굴삭기에 장착돼 작업 중인 기계는 굉음을 내고 있었다. 높은 가지에 여러 둥지가 있고 수십 마리의 새들이 어지럽게 하늘을 날고 있는 가운데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에 앉아 있던 많은 새들이 놀라 일제히 날아오르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포항시는 겨울에 하면 되는 작업을 예산 타령으로 이 시기에 벌목을 강행 했는지 의문"이라며 "옛 서식지를 파괴한 것도 인간이요 이번 일도 인간의 불편으로 기인했지만 백로들이 오지 않는 시기조차 조율하지 못한 행정 편의주의에 의해 생명들이 살 곳을 잃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