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도발 행태가 심상치 않다. 불과 며칠 사이에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이어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북한은 30일 오전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0여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번처럼 무더기로 쏜 것은 이례적이다. 비행거리는 350㎞로, 서울·대전 등 대도시와 청주·수원·원주·서산 등 주요 공군 기지 소재지가 사거리에 포함된다.북한은 앞서 28일 한밤중에 그야말로 저급하고 치졸한 방식으로 대남 공세를 폈다. 가축 분비물과 생활 쓰레기 등 온갖 오물을 매단 다량의 풍선을 공중에 띄워 남쪽으로 내려보낸 것이다. 기폭장치와 타이머까지 갖춘 오물 풍선은 영호남까지 날아갔고, 서울 도심을 포함한 전국에서 260여개가 발견됐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동원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인데, 한 번에 살포한 양으로는 최대다.북한의 도발 빈도가 부쩍 잦아지고 방법 또한 다양한 유형으로 전개되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일부는 민간인을 직접 겨냥한 위험천만한 행위로 개탄스럽다. 북한은 자가당착적 주장과 궤변을 멈추고 즉각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 잇단 도발에 긴장감이 무뎌진 틈을 타 더 치명적이고 강도 높은 북한의 도발 행위가 이어질 수 있다. 대비 태세를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통령실은 오물 도발의 경우 우리 민관군을 상대로 한 '심리전 테스트'라고 규정하고, 국민의 침착한 대응을 당부했다. 그러나 정작 당국은 밤늦게 발송한 위급재난문자에서는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라는 모호한 표현이나 'Air raid'(공습)라는 영문 표기로 다수 주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북한의 일련의 도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우방국과의 공조 등을 통해 북한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국제 사회의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정찰위성 발사로 도발한 데 이어 공동선언의 '비핵화' 언급에 반발해 중국에 대한 불만까지 내비친 바 있다. 한미일 밀착에 이어 한중 양국이 관계 회복에 나서는 것을 민감하게 여긴다는 방증이다. 미국 조야에서는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기 공유 방안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하되 불필요한 빌미를 줘서 자칫 더 큰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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