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21대 국회가 막을 내리고 22대 국회가 개원됐다. 21대 국회는 28일 마지막 본회의 까지 여야가 격한 대립으로 파행이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탈당은 했으나 민주당의 지지를 받으면서 국회의장에 올라 막판 민주당의 야유 속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직회부한 양곡관리법 등 법안 3건에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6시 22분쯤 “여야 및 정부 간 이견이 커서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않겠다”고 운을 떼자, 야당에선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다. 3선의 한 의원은 책상을 ‘쿵’ 내리쳤다. 반면 본회의장 오른편은 텅텅 비어 있었다. 국민의힘이 민주 유공자법 등에 반발하며 퇴장해서다. 반은 떠나고 반은 고함치는 어수선함 속에 김 의장은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친다. 산회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그의 국회 마지막 공식 발언이었다.   마지막 본회의까지 여야 양쪽에서 비난이 쏟아진 것에 대해 김 의장은 가운데에서 조율자 역할을 하다 보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애써 태연한척했으나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국회의장으로서 마지막 본회의를 매끄럽게 마무리 짓기 위해 양당 원내대표를 불러 합의된 것만 올리자고 설득했으나 허사였다. 여당은 모든 게 다 안된다는 거고, 야당은 다 하자는 거다. 그래서 7개 법안 상임위 심의 과정을 따로 다 살펴봤고, 그중에 여야 이의가 없는 법안 4건만 처리했으나 이마저도 뒷공론이 많다는 것.   결론적으로 21대 국회에선 쟁점 사안 대부분이 정쟁을 거듭하다 일방적인 실력 행사와 거부권 행사로 종결됐다. 이런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 정치는 허공에 헛 주먹질하는 후진적 정치다. 힘으로 밀어붙인 야당도 성과가 없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대통령은 독선 이미지를 얻었다. 22대 국회는 더 심하지 않겠나 싶다. 여야 원내대표가 중요하다. 여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생각이 잘못됐다면 그걸 고치려는 의지와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용산 심기 살피느라 아무런 협상이 안 되는 것 아닌가. 민주당도 궁극적인 목적은 집권이 아닌가. 집권하려면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1호 법안을 해병대원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개원 첫날 당론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다. 최악의 21대 국회를 그대로 답습할 모양이다. 국회는 입법권이 있고 대통령은 거부권이 있으나 국민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심판할 권한이 있다. 22대 국회가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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