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단문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알아보았습니다. 단문은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이는 어떤 문장이 읽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일까 하는 질문과 같아요.  첫째, 주어-서술어 하나씩.  지난 글에서 말했듯 단문(simple sentence)은 주어-서술어 관계 쌍이 하나인 문장이에요. `나는 간다`, `그녀는 아름답다`가 좋은 예예요.- 사람은 고통을 느끼고서 곧바로 우는 게 아니고, 언제나 반성하며 고통을 반복할 때만 운다.실제 글쓰기에서 주어-서술어만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단문이 좋다는 것은 되도록 복문을 피하자는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위 복문 예시는 쉼표 앞뒤로 두 문장으로 나누어도 문제없습니다. `아니고,`를 `아니다.`로 고치면 좋아요.- 협회 임원들은 김연아, 박찬호, 손홍민 등 스포츠계 유명인사들이 방문해 사인을 남긴 강릉 한식집에서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유명인들이 들른 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먹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에요. `협회 임원들은`과 `먹었다` 사이에 긴 어구(관형절)가 들어가 있군요. 독자가 문장을 끝까지 읽기가 힘들어지는 이유지요. 역시 두 문장으로 나누면 좋습니다.- 협회 임원들은 강릉 한식집에서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김연아, 박찬호, 손홍민 등 스포츠계 유명인사들이 방문해 사인을 남긴 식당이었다.  둘째, 글자 20~30자 이내, 키워드 3개 이내.  문장 길이도 단문 형성에 영향을 줍니다. 글자는 20~30자, 한 문장은 두 줄, 어절(띄어쓰기 단위)은 12개 이내가 적당해요. 아래 예시는 길지 않음에도 22자나 되는군요. - 협회 임원들은 강릉 한식집에서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길이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보이지 않는 심리적 길이예요. 우리 뇌는 물리적 길이와 상관없이 문장이 길거나 짧다고 느끼곤 합니다. 이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키워드 숫자입니다. 키워드는 의미 있는 정보가 담긴 표현 단위를 뜻해요. 글자 수가 조금 늘어나도 키워드가 많지 않다면 이해하는 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키워드가 3개 이내일 때 키워드 간 관계를 고려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영화 `그녀가 죽었다`의 주인공 한소라는 SNS 관종 그 자체다.  문장부호인 쉼표는 문장 가운데에 놓여 개념을 나열·기술한다. 첫 번째 예시의 키워드는 `영화 그녀가 죽었다`, `주인공 한소라`, `SNS 관종`이에요. 조사 등 큰 의미 없는 표현을 제외하면 세 키워드가 한 문장을 깔끔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셋째, 주어와 서술어는 가까울수록 좋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듯, 주어와 서술어가 멀어지면 그 뜻이 독자와 멀어집니다. 주어-서술어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주로 앞서 말한 복문인 경우예요. 목적어/보어/부사어가 복잡하게 들어가 있을 때도 멀어집니다.- 목격자는 사태를 보면서 그에 의연하게 대처했다. `사태를`은 `보면서`와, `그에`는 `대처했다`와 어울리고 있지요. 목적어 등이 여럿 있을 때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아래 문장은 다소 복잡했던 표현들이 깔끔하고 경쾌하게 정돈된 느낌을 줍니다. 문법도 중요하지만 잘 정돈된 표현도 중요하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목격자는 사태에 주목하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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