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집단휴진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집단 휴진에 명분이 없다는 시민단체와 환자단체, 병원노동자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지만, 의료계는 정부에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집단행동을 멈추지 않을 기세다.의료계 등에 따르면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에 이어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가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15일 밝혔다.대학병원의 뇌전증 전문 교수들이 모인 이 협의체는 "뇌전증은 치료 중단 시 신체 손상과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지는 뇌질환으로 약물 투여 중단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며 "협의체 차원에서 의협의 단체 휴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이어 "의협의 단체휴진 발표로 많은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이 혹시 처방전을 받지 못할까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갑자기 약물을 중단하면 사망률이 일반인의 50~100배로 높아진다"고 덧붙였다.협의체는 의협 등의 집단행동과 관련 "환자들의 질병과 아픈 마음을 돌보아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들을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앞서 분만병의원협회가 진료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대한마취통증의학회도 필수적인 수술에 필요한 인력은 병원에 남아 진료를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표했다.지난 13일에는 전국 120여곳 아동병원이 속한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의협의 투쟁에 공감하지만 환자를 두고 떠나기 어렵다"며 진료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죄송하다는 입장을 표하면서도 예정대로 무기한 휴진을 시작할 방침을 밝혔다.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마지막 몸부림으로 전체 휴진을 결의했으나, 서울대병원을 믿어온 중증·희귀질환 환자들께 절망의 소리가 될 것이라는 걸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어 "전체 휴진이란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들의 외래 진료와 수술 중단을 뜻하는 것"이라며 "서울대병원의 진료가 지금 필요한 중증·희귀질환 환자들께는 휴진 기간에도 차질 없이 진료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