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여름이 다가오면 산림사업 현장은 다들 바쁘게 돌아간다. 곧 다가올 장마철을 대비해 사방댐이며 계류보전 사업 막바지 다다른다.내가 있는 이곳 울진도 푸르른 녹음이 우거지고 있다. 논에 모는 쑥쑥 자라고 있으며 물이 그득한 논 사이로 백로 무리가 그곳을 거닐며 먹이활동에 한창이다.’23년 3월 울진-삼척 산불의 아픔은 그렇게 서서히 잊혀져 가는 듯하다.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의 소나무들은 서서히 말라 쓰러져 죽지만, 비교적 약하게 피해를 입은 계곡부 지역은 언제 불이라도 났었냐는 듯 제법 푸르름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다행히도 면역주사를 크게 맞아서 그런지 ’23~’24년 두 해 동안 내가 부임한 이래 국유림에서는 단 한 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았다. 간간이 사유림에서 발생했지만 초동 진화로 큰 피해 없이 넘어갔다.사실 올해는 날씨가 많이 도와준 탓도 있다. 봄철 잦은 비 소식으로 인해 산불재난상황실 운영에 한결 수월하게 넘어갔다. 6월 현재까지 발생한 산불이 209건으로 이전 대비 (※’22년 756건, ’23년 596건) 확실히 줄었다. 올해 딱히 기억 나는 대형산불도 떠오르지 않을 정도이다.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인해 예측이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작년 12월에는 유래없는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더니, 올 초에는 폭설로 인해, 정확히 말하자면 습기를 머금은 습설(濕雪)로 인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여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소광리 일대에 많은 나무가 쓰러졌다.산불 또한 예외는 아니다. 5월 15일 산불조심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간간이 산불 소식이 들려왔다. 통계상으로도 올해 6월 산불 발생 건수는 24건에 달한다. 전년 11건 대비 2배가 늘었다. 아까시 꽃이 피면 산불발생이 안된다는 말도 터무니없는 낭설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크게 번질 위험은 없지만 산불대응 감시에 긴장감을 늦출수 없다.더 이상 재난은 우리의 예측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2024년 봄철 산불대응은 이렇게 마무리 되어 가지만 곧 다가올 장마철과 태풍에 의한 수해(水害) 피해가 우려되어 긴장감을 늦출수 없다. 지난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여름철 자연 재난대책 기간’운영하고 있으며, 끝나자마자 11월부터는 가을철 산불조심 기간이 운영된다. 사실상 우리관리소는 1년 내도록 산림재난과 씨름하고 있는 셈이다.다행스럽게도 큰 산불없이 넘어간 봄철 산불 기간처럼 여름철 자연 재난 대책 기간도 넘어가길 기대해 본다.끝으로 지난 봄철 산불예방에 적극 동참해 주신 국민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 여름도 무사히 지나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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