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인한 비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경주시 상습 침수지역인 서천둔치 일대에서 수백 명이 참여해 체육행사를 강행하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14일 오전 8시께 경주 서천둔치 생활체육공원에서 경주 동호인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는 마라톤 동호인 400여 명 정도가 참여했다.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대회를 주관한 경주시육상연맹 등은 일정 취소 없이 대회를 강행했고, 개회식과 식전 행사 등을 하면서 큰 노랫소리와 굉음이 인근 주택가로 퍼져나가며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이번 마라톤 행사의 대회장인 형산강 서천둔치 일대는 상습 침수지역으로 해마다 장마철과 태풍 시기에는 범람 위험이 높아 집중호우 시 안전을 위해 사전 통제하고 있다.   더욱이, 개회식 행사장으로 쓰인 서천둔치 생활체육공원 주차장은 매번 차량 침수·유실 등으로 큰 혼란과 피해를 겪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실례로, 기상청은 14일 경북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고, 경주시 또한 지난 13일 오후 9시18분께 전 시민들에게 호우 관련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또 침수위험 지역인 서천둔치 내 차량출입 구간을 모두 통제했었다.   하지만 행사 당일에는 서천둔치 통행을 막아 놓은 출입구 중 일부를 열어놓고 차량 통행과 대회를 강행했다. 참가자들은 우천 속에서도 서천둔치 생활체육광장에서 출발해 황성대교~알천교 등 형산강을 따라 서천둔치 내 일대를 왕복하는 코스(10km, 28km 혼성 릴레이)를 진행했다. 대회에는 동호인뿐만 아니라 경주시청 실업팀, 경주위덕대, 경주고 육상팀도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비 피해를 대비해야 하는 마당에 호우 속에서 이렇게까지 떠들썩한 행사를 강행한 게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충효동 주민 A씨는 "아침 새벽부터 지축을 흔드는 대회 행사 소리에 전쟁이 터진 줄 알았다"며,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데 상습 침수구역에서 체육행사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또 다른 주민 B씨는 "재난안전상황실을 지켜야 할 경주시장과 간부 공무원들이 침수 우려가 있는 대회 행사장에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있는 것을 보니,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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