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당권 주자들 간 사생결단식 상호 비방과 폭로전 속에 급기야 지지자들 간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15일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무대에 오르자 원희룡 후보 지지자 등이 "배신자, 꺼져라"고 외치며 당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자폭 대회` `분당 대회`라는 자조와 탄식이 당내에서 나온다.당권 경쟁에서 총선 책임론이나 자질과 도덕성 등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은 불가피하고 그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과열 양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 그런데 이번 전대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느낌이다. 상대방을 망가뜨릴 수 있다면 내가 망가져도 괜찮다는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이전투구, 혐오 정치가 판치고 있다. 폭로전의 와중에 `댓글부대(여론조성팀)` `사천` `측근 요직 추천` `총선 고의 패배` 등 갖가지 의혹이 터져 나왔고, 토론과 연설 과정에서는 상대 후보를 겨냥한 욕설과 저주에 가까운 인신공격이 쏟아졌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전대다. 이대로 가다간 전대를 치른 뒤 당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실제 경선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당 전체가 분열하고 큰 화를 당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어 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불거진 각종 의혹은 그 후폭풍이 10년 넘게 이어지며 결국 탄핵과 구속의 도화선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인 대장동 개발의혹도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다. 같은 편끼리의 경쟁이 더 치명적인 내상을 입힐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도 인화성이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댓글팀 의혹의 경우 최악의 국정농단이라며 특검 등을 통한 실체 규명 요구가 야당에서 나오고 있다.지금 국민의힘 전대는 난파선에서 서로 선장을 하겠다며 내부 총질을 벌이는 꼴이나 다름없다. 불과 석 달 전 총선에서 총체적 심판을 당했던 집권 여당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모습이다. 무너진 당과 보수 진영을 재건하겠다는 의지와 비전도 찾기 힘들다. 이래서야 등 돌린 민심이 돌아올 리 만무하다. 이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들어선 들 당을 화합시키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해극에 가까운 막장 전대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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