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의 24조 원 체코 원전 수주는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처음이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밤잠을 설친 것은 전 정권의 탈원전 정책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 수주에 힘입어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황 사장은 "핀란드와 스웨덴 등은 전력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원전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와 현재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체코 원전 수주는 세계 2위 원전 대국인 프랑스를 안방인 유럽에서 꺾어 의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탈원전 정책으로 가동 중이던 원전은 멈추고, 건설 중이던 원전까지 공사가 중단되며 생태계가 고사 직전까지 갔던 K 원전 업계가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라 세계적으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K 원전이 중동에 이어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번 체코 사업에서 계약 전인 우선협상대상자에 한수원이 선정되면서 다른 유럽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수주로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000MW(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짓는다. 체코는 우선 두코바니에 2기 건설을 확정하고, 테믈린에 짓는 2기에 대해선 5년 안에 건설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한수원과 발주사인 EDUⅡ는 내년 3월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고, 2029년 공사를 시작해 2036년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EDUⅡ는 체코 전력 공사가 신규 원전 사업을 위해 만든 자회사로 향후 원전 건설 사업을 책임진다.   체코 신규 원전사업은 기존 원전을 운영 중인 두코바니와 테믈린에 원전을 2기씩 추가 건설하는 사업이다. 체코는 두코바니에서 500MW(메가와트)급 원전 4기, 테믈린에서는 1000MW급 원전 2기를 운영 중이다. K원전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시공이나 유지 보수 사업을 수주한 적은 있지만 원전 노형(모델)부터 건설, 시 운전까지 전체를 수출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한수원과 정부는 체코와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면서 제3 시장으로 진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안까지 협의했다. 체코가 개방형 경제와 제조업 기반으로 원전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만큼, 유럽 진출 길이 열린 것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의 체코 수주는 유럽 시장 진출에 획기적인 계기가 되면서 큰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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