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글은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전에 중국의 한자를 사용해 왔다고 한다. 많은 문헌이 한자로 되어 있어 한자문화권에 속한다 한다. 그 중 ‘고사성어’는 옛 시대를 살다간 인물들의 삶이 그대로 인용되어 생활을 반추해 보는데 약간의 교훈적 말들이 예문화되고 있다. 한 거짓소문에 대한 고사성어로 ‘삼인성호’(三人成浩)란 말이 있다. 여러 사람이 저잣거리(전통시장)에 호랑이가 나왔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도 참말로 곧이 듣게 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근거 없는 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이를 믿게 된다는 것이다. 삼인성호란 말은, 중국 전국시대 위나라 혜왕 때의 일이다. 대신(정승) 방공이란 자가 태자(황태자)와 함께 조나라의 수도 한단에 인질로 잡혔다. 방공이 길을 나서기 전에 혜왕에게 하는 말, “지금 어떤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하면 믿겠습니까.    믿지 않소. 그러면 두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하면 믿겠습니까. 믿을 수 없지요. 그러면 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하면, 믿겠습니까. 과인은 그땐 그 말을 믿겠소.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다만 세 사람이 나타났다고 말하니 호랑이가 있는 꼴이 되었습니다. 지금 한단 (수도)은 우리나라에서 시장보다 멀리 떨어져 있고, 신(신하)에게 그런 말을 논의한 자로는 세 사람보다 더 많습니다. 이 점을 살펴 주십시오. 염려 마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과인이 두 눈으로 본 것이 아니면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러나 방공이 한단을 떠나자마자 그를 참언(거짓을 꾸며 남을 헐뜯는 말)한 자들이 나타났다. 수년 후 태자는 볼모(감금)에서 풀려나 돌아오게 되었지만 혜왕에게 의심을 받은 방공은 끝내 귀국할 수 없게 되었고 위나라 혜왕을 만나지 못했다.요즘 우리나라 사회에서도 이러한 가짜뉴스가 성행되고 있어 사회가 혼란스럽고 더욱 염려가 되는 것은 거짓이 또 다른 거짓(말)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뉴스는 소문이다.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전하여 오는 말(소식)이다. 좋은 얘기가 많지만 헛소문도 간혹 있어 혼란스럽다. 벽에도 귀가 있다는 말이다. 남의 일에 대해서 지껄이는 것만큼 통쾌한 것은 없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소문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한다.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소문이라는 것은 제멋대로의 추측과 악의가 불어대는 피리(악기)라 한다. 하여튼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행하는 짓을 아래치들은 소문을 퍼뜨리고 싶어 한다. 거짓말은 남에게 골탕 먹이려는 사실과 다르게, 꾸며서 하는 말로 고의적 행동이다. 골탕은 되게(크게) 손해를 보거나 곤란을 당하는 일이고, 고의적이란 딴 뜻을 가지고 일부러 하는 생각이나 태도이다. 더욱 난감한 일은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보니 바람결에 들리는 풍문이고 풍설로 변한다. 그리고 거짓말의 효과는 사람이 아플 때 먹는 약의 효능과 같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을 얼마 동안은 속일 수 있다. 또한 몇 사람을 늘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늘(항상)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한 소설가의 글에, 인생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어려운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자기 자신의 거짓말도 믿지 않는 것이다. 악의적인 거짓은 여러 사람에게 피해와 손해를 주는 것이지만 선의적인 거짓은 오히려 희망과 용기를 준다고 한다. 군위가 고향인 천주교 대부이신 김수환 추기경의 회고록에 이런 말씀을 남겼다. 일 평생 살면서 추기경께서 가장 많이 한 말은 ‘거짓말’이라 했다. 병들어 아픈 환자를 병문안 갔을 때 늘 하시는 말씀이, 그전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보이시네요, 식사 잘하고, 처방된 약을 잘 드시면 곧 퇴원할 겁니다. 어린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훌륭하고 큰 사람이 된다고 격려한 말은 거짓말이 아니지만 기도하는 말씀이라 다행스럽다고 한다.그러나 평민인 우리 인간은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을 때 거짓말을 자주 한다. 곤란을 느낄 때가 간혹 있다. 사실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거짓말 하지 않기란 힘들다. 거짓말에도 경험이 풍부한 것, 기를 쓰고 하는 것, 야심에 찬 것들이 있지만, 흔히들 속이 환하게 보인다고 한다. 근거도 없는 거짓말에서 싹이 트고, 거짓말은 다리가 짧다. 조심이 능사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