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을 이끌어갈 새 대표에 한동훈 후보가 선출됐다. 한 후보는 23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과반인 62.8%를 득표,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했다.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형성됐던 대세론이 실재했음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난파 상태의 국민의힘을 이끌 새 선장은 선출됐지만 남은 상흔이 깊다. 전당대회가 당 화합의 무대가 되기는커녕 계파 간 사생결단식 싸움판으로 치달으면서 사실상의 `분당대회`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친윤(친윤석열)계·친한(친한동훈)계 간의 상호 음해와 비방이 도를 넘어 자해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초반부터 불거진 `배신자` 프레임, `김건희 여사 사과문자 무시` 논란, `댓글팀(여론조성팀)` 운영·`비례대표 사천` 의혹 등은 서로에게 치명적 상처를 안기고 야당에 공격의 빌미만 제공한 꼴이 됐다. 선거 막판 나온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논란도 후유증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한동훈 신임 대표 앞에 놓인 과제 하나하나가 막중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내 화합이다. 전대 경선을 치르며 드러난 계파 간 분열과 감정의 골을 치유하지 않고는 당을 온전히 추스르는 것이 불가능하다. 심리적 분당 상태가 지속되면 물리적 분열로 이어질 공산도 커진다. 치열하게 싸웠던 후보들에게 손을 내밀어 단결과 협력의 그림을 만들고, 탕평 인사로 대승적 화합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과도 직결된다. 한 후보 당선 후 당정 간 긴장의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정이 동반자 관계로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가뜩이나 여소야대 정치 지형 속에 중·후반기 국정 운영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은 뻔하다. 여당이 민심의 쓴소리를 청취해 전달하면 대통령실과 정부는 이를 정책적으로 구현하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 운영이다. 한 후보의 공약대로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원만하게 재정립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한 후보가 당장 맞닥뜨릴 진짜 상대는 거대 야권이다. 정치 경력이라곤 지난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직을 맡은 것밖에 없는 한 대표가, 그것도 108석의 소수 여당을 이끌고 192석의 거야를 상대하기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야권은 채상병 특검법에 이어 `김건희·한동훈` 특검법을 벼르고 있다. 당장 원내 지도부와의 협력 관계가 긴요할 것이다. 사안에 따라 야당을 상대로 타협과 절충을 하는 정치력과 리더십도 발휘할 필요도 있다. 한동훈의 정치가 바야흐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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