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투쟁 악순환이 언제쯤 종식될까? 권불십년은 비극으로 끝나는 권력의 말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이 12명이나 배출됐지만 퇴임 뒤 큰 탈 없이 수명을 다했던 대통령은 불과 2명뿐이다. 부끄러운 현실은 퇴임 후 무탈한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을 제외한 혁명·쿠데타로 인한 하야(사실상 강제 퇴진까지)가 3명, 시해 1명, 자살 1명, 사법 수형을 겪은 이가 4명이니 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법적 고행 없이 삶을 마친다면 12명 중 3명만 무탈이니 우리 국가 지도자의 불행 확률은 75% 이상이다. 실세인 대통령비서실장도 마찬가지. 박근혜·문재인 정부 비서실장 8명 중 수형이 2명, 검찰 수사를 받았거나 받는 이가 4명이다. 전 정권 10년의 실장 역시 75% 확률로 1인자의 불운에 수렴해 왔다.   한때 나는 새도 떨어트렸다는 국정원장(중앙정보부·안기부 포함)도 만신창이다. 초대 김종필 부장부터 직전 정부 박지원 원장까지 35명 중 큰 탈 없던 이들은 12명뿐. 사형·사형선고, 피랍·실종부터 징역·구속·정치규제·검찰 수사 겪은 이가 23명. 66%인 3분의 2가 지녔던 힘만큼의 과보가 찾아왔다. 반란부터 정적 누르려는 불법도청, 북풍·서해 공무원 피살 등의 조작, 특활비 등 1 인자에게 맹목적 충성 다하려다(물론 자기 영달의 심리가 섞였겠지만) 되돌아온 결과였다.    탄핵·특검, 입법 폭주와 거부권, 여야의 1인자 충성 경쟁, 고소·고발, 욕설·비난으로 날 새우는 지금 역시 불행으로의 영원한 궤도에 올라타 있다. 정치인들 스스로야 업보 받으면 그만이겠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지은 정치의 공업(共業)은 국민에겐 회복하기 힘들 큰 상처를 안겼다. 정치가 빚은 대한민국의 실상은 정치 갈등의 심각성이다. 그뿐인가. 특검의 국정농단 수사, 검찰의 이재명 대장동 수사 과정에선 각각 5,6명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지난 20년 검찰·경찰 수사를 받다 목숨 끊은 이가 163명·76명이다(인권연대 전수조사). 정말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다. 마음과 말과 행위의 업엔 그 과보(果報)가 따른다는 불교의 ‘인과응보’는 우리 정치엔 큰 각성을 줄 화두다.   정치가 혼란스럽다. 22대 국회를 완전히 장악한 거야는 임기 시작 석 달이 되도록 개원식도 없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끌고 가고 있다. 권불십년은 세상 이치 다 아는 듯 뽐내고, 악행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권력자도 10년이 못 간다는 말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자는 권세의 말로가 비극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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