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가 1년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와 직접적인 교감을 통해 정상회의 준비에 여념이 없다. 경북신문은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미리 챙겨야 할 각 분야의 현실과 개선점을 짚어보는 기획특집을 마련한다. [편집자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유치한 경북도와 경주시가 1년여 남짓 다가온 회의를 앞두고 고급숙박시설 확충 등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성공적인 행사개최의 관건을 고급 숙박시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PRS)’급의 안정적 공급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내년 3월까지 정상회의에 필요한 시설을 완공하겠다며 “월드클래스 수준의 숙박시설을 제공, 역대 최고의 정상회의를 열어 경주가 세계 문화와 경제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도록 하겠다”며 경주시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최근 대통령실, 외교부, 행정안전부 등 외교부 합동실사단이 최근 APEC 정상회의 개최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와 숙박시설, 오·만찬장 등 주요 시설을 점검한 결과, 정상회의 개최 중심지인 보문관광단지 내 회의장과 숙박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고 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한 점 등에 좋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경주시 관계부서에 따르면, 행사의 주무대가 될 경주 보문단지는 주 회의장 반경 3km 이내 숙박시설 103개소에 4463실, 10km 이내에는 1333개소에 1만3265실을 갖춰 충분한 숙박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단 21개국 정상들이 머물 프레지덴셜 스위트(PRS)급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최고급 숙박 시설의 추가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이에 경북도는 PRS 위원회를 구성해 보문관광단지 인근 숙박시설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9월 PRS 확충 및 리모델링 계획을 수립한 뒤, 10월에 실시설계 및 착공에 들어가 내년 3월까지 정상회의에 필요한 숙박시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호텔 룸 개·보수 및 리모델링에 관한 사항 등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조례를 마련해 의회 상정해 3일 조례 통과를 앞두고 있다. 조례안은 정상회의 개최 관련 시설 및 숙박·교통 등 관광 편의시설 설치와 확충에 관한 사항 등을 담는다.
한편 APEC 정상회의 주무대가 될 경주보문단지에는 이러한 장밋빛 추진 상황과는 동떨어진 대형 숙박시설과 관광시설이 폐업이 된 채 혼재돼 있어 성공적 행사 진행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5~4성급 대형 호텔과 대규모 리조트, 골프장, 박물관, 경주월드 등 대규모 숙박시설과 위락시설이 조성돼 있지만 숙박시설과 상업·관광시설이 폐업 중인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보문단지 입구 5성급 숙소인 라한호텔을 지나자마자 연이어 위치한 콩코드호텔과 경주조선온천호텔, 한국콘도, 신라밀레니엄파크 등은 현재 휴업 중으로,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와 불과 수백 미터 간격에 각각 인접해 있다. 콩코드호텔의 경우, 2016년 8월 폐업신고를 냈고 경주조선온천호텔은 2013년부터 휴업했다가 다시 영업을 이어갔으나 올해 2월 다시 1년간 휴업 중이다. 한국콘도는 2018년부터 문을 닫은 상태다. 신라 역사·문화 체험 테마공원이었던 신라밀레니엄파크도 수년 전 문을 닫고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이들 업체가 문을 닫고 방치되면서 콩코드호텔의 경우, 몇 년간 사용하지 않았던 호텔 외관은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잡초로 뒤덮이는가 하면, 대형 철문으로 봉쇄하고 있어 보문단지 전체 경관과 이미지를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콩코드호텔 바로 옆은 영업 중인 코모도호텔이라 자칫 이 숙소마저 폐업의 이미지가 전이돼 보인다. 콩코드호텔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경주조선온천호텔 입구도 잡다한 철구조물 등으로 난삽하게 봉쇄돼 있다.경주시 관계부서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현재 이들 업체가 영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APEC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경주시가 숙소 현황을 파악해 신청한 ‘경주APEC유치지원신청서’ 내 숙박 현황 부분에서는 ‘숙박 객실 수는 충족한다’는 심사가 통과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몇몇 폐업 중인 숙소 이외, 영업 중인 숙소의 객실만으로도 충분히 행사를 치를 수 있다고 합격 받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이들 숙박업체들은 대규모 사업주나 투자자들이 나타나야 그나마 협의 대상이 되고 개발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도 “가장 쟁점이 되는 콩코드호텔의 경우도 가시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경주시 관계자는 “회의 참석자 전원이 보문단지 숙소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고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경주시 다른 숙소(불국사 인근이나 황리단길 등)에서도 숙박할 수도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고 말했다. 단, “언급한 휴업 숙박시설 모두가 재정비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단정 짓지는 못한다. 조례 규정 안에 포함되는 시설이라면 호텔 룸 개·보수 및 리모델링 등에 지원 보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