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의 수출사업본부가 경주 본사를 떠나 세종시와 가까운 오송역 인근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보도가 연일 지면을 장식했다. 시민들은 당연히 반대했고 주낙영 경주시장까지 나서서 KTX 경주역과 가까운 곳에 이전해 교통 불편을 없애자는 대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시민이 우려하는 것은 1700명에 이르는 본사 직원들 중 200명 정도가 빠져나가는 것이 마치 작은 구멍이 댐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수원 측은 갑자기 불거진 부서 이전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과거에도 그런 논의를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수원 본사가 있는 경주에서 단 1명의 직원도 빠져나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물론 한수원의 반론을 100%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할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나 어쨌든 한수원이 공식적으로 그런 일이 없다고 했으니 수출사업본부의 이전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봐야 한다. 이번과 같이 이전설이 시민들간에 회자된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저변에 깔려 툭 튀어나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 한수원이 경주에 둥지를 튼 후 시민이 거는 기대에 크게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형 공기업이 경주에 자리를 잡고 나면 경제적인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봤지만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던 것에 시민들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또 한수원 본사의 위치가 경주시 외곽이어서 중심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이런 여론에는 동경주 주민들과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수원의 입장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경주시민들의 합의에 의해 현재의 위치에 이전을 했지만 교통편이 열악해 원만한 기업활동을 하기에 상당한 지장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경주역에 내려 한수원으로 이동하기에 가장 빠른 수단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인데 그때 발생하는 시간과 교통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그러니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상황에서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K원전의 해외 수출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 한수원이 정부 부처와 가까운 곳에서 업무를 보고싶어 하는 욕구를 마냥 나무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시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부 부서지만 이전을 계획한다면 시민의 저항을 면하기 힘들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주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주 시장이 제안한 것처럼 시간을 다투며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부서를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이전하도록 주선해 주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문무대왕면의 한수원 본사 주변의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한수원 직원들의 업무효율성을 높여줘야 하고 경제적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 한수원 입지와 관련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구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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