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언제쯤 끝날까. 전공의 집단 이탈이 벌써 7개월을 향하고 있다. 수도권 대형 병원 응급실마저 시간대 또는 진료 과목별로 진료 제한이 일상인 상황에 이르렀다. 의정 갈등이 이렇게 장기화하리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이번 사태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의사들은 전공의, 의대 교수, 의사협회, 의학회, 의대생 말이 다 다르고 그 조직마저 또 쪼개져 있어서 어느 말을 듣고 대응해야 할지 정말 모른다. 정부가 정책이 있으면 의료계 단일안을 좀 만들어 오라고 하면 십중팔구 의견을 모으지 못해 더 이상 연락하지 않음을 정부가 잘 안다. 한마디로 의사 하나하나가 흩어진 점인 모래알 조직인 것이다. 의협이 법정 단체이긴 하지만 개원의 중심인 데다 전공의들의 불신을 받아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세계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만큼 환자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최후 수단으로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왜 이렇게 사태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것일까. 의사들은 정부가 한꺼번에 무리하게 2000명을 증원했기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의사들이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만 외치며 협상다운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전공의들이 지난 4월 대통령을 만날 때 “(접점이 없으면)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라고 말한 것이 이들의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의정 갈등은 머지않아 최장 기록을 세울 것 같다. 이스라엘 공립 병원 의사들이 급여 인상, 의사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2011년 약 8개월, 2010년 217일(약 7개월) 파업한 기록이 있다(의료정책연구원 자료).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갈등이 언제 끝날지 전망조차 보이지 않으니 세계기록을 넘어서기는 시간문제다. 이스라엘은 예외적인 나라이고, 서구에서 의사 파업이 길게 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영국 의사들이 올해 1월 국가보건서비스 (NHS) 75년 역사상 최장 파업을 벌였는데 엿새였다.   의정 갈등 최장 기록이란 최악의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 의정 갈등 장기화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위험하다. 오래 끌게 되면 자신들은 물론 국민이 불행해진다. 환자를 볼모로 한 집단행동은 당장 철회해야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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