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청년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경주 청년 임대주택'이 사업대상자를 청년 신혼부부로 한정하면서, 미혼 청년들을 중심으로 경주시가 1인가구 청년을 홀대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올해 초부터 청년 임대주택을 추진해 71가구를 청년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경주시는 임대형(50가구)과 매입형(21가구)의 2가지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임대형 청년 임대주택은 기존 건물을 시에서 임대해 청년들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며, 매입형 청년 임대주택은 다가구 주택 1동을 매입해 리모델링 후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입주자들은 월 5만원(1인당)의 사용료를 비롯해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부담하면 되고, 2년 간 거주할 수 있으며 입주 대상은 19세 이상 39세 이하 1인 가구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9일 '경주시 청년 신혼부부 임대주택 지원사업 모집 공고'가 게시되면서 청년 임대주택을 기다려온 청년들이 "신혼부부만 청년이냐"는 반응을 보이는 등 분노를 표하고 있다.
시는 발표됐던 사업을 일부 보완해 임대형(68가구)와 매입형(19가구)로 사업을 시행키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임대형 청년주택이 임대형 청년 신혼부부 임대주택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사업 검토 과정에서 청년층 전체 보다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우선하자는 의견이 나와 사업을 변경하게 됐다"며 "1인 청년가구의 경우 임대형은 사업 대상이 아니지만, 매입형은 지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시의 해명에도 청년들의 불만이 쉽사리 사그라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매입형 청년주택의 경우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은 17가구에 불과해, 당초 알려진 71개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청년 임대주택 공모를 기다려왔다는 박(30)모씨는 "각 지자체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청년 임대주택을 하고 있는 추세"라며 "더 파격적인 조건으로 청년층을 끌어와도 모자랄 판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1인 가구를 배제하는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경주시는 갈수록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며 "청년 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자기객관화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강희 경주시의회 의원 또한 "매입형 청년임대주택의 경우 36억여원을 들여서 1층에 커뮤니티 공간이 있는 고급화 된 원룸을 19세대에만 지원하는데 이같은 정책이 정말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최대한 많은 청년이 수혜를 볼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 사업 취지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이 의원은 또 "청년들이 '행정에서 청년층을 신경쓰는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효용감 있는 정책을 추진했으면 한다"며 "단순히 신혼부부만 청년 임대주택 사업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처한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월세 5만원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는 신혼부부보다는 1인가구가 더 높지 않겠느냐"며 "임대주택 대상자에서 제외된 청년들이 느낄 소외감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