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청년센터가 청년의날 행사를 진행한 지도 어느덧 5년이 됐다. 올해 열린 청년의날 행사는 지난해보다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개막식에서 정치인들의 의례적인 축사가 진행되는 등 방향성이 명확한 느낌은 아니다.'청년의 날' 행사지만, 청년을 위한 행사는 아니었다. 청년센터 나름대로 속사정이 있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처럼, 이제는 미움받을 용기로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지난달 16~17일 양일간 봉황대 일원에서 열린 제5회 경주시 청년의날 행사는 봉황대 뮤직스퀘어와 연계해 진행됐다. 경서와 스탠딩 에그의 무대와 다양한 부대행사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을 맞이한 것은, 주낙영 경주시장·김석기 국회의원·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조성돈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의 축사였다.축제의 주인공이 청년에서 정치인으로 뒤바뀐 셈이다. 물론 식순에 축사와 환영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지적은 아니다. 다만, 내빈 소개와 이들의 축사 및 환영사 등으로 30분여가 소요된 것과 청년을 위한 행사라는 방향성이 일치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청년센터는 다음달 4일 '경주 만난데이'를 개최한다. 80여명을 모집해,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술 공연과 어쿠스틱 공연을 보고 들으며 각종 음식과 경품 이벤트도 함께 즐기는 행사다.청년센터는 힘을 빼고 가볍게 준비한 행사라고 말하지만, 힘을 주고 진행했던 제5회 청년의날 행사보다 더 청년다운 행사다. 청년을 위한 행사를 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었다는 반증이다.청년센터는 경주시로부터 운영비 포함 연간 5억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시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만큼, 청년센터가 경주시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본인들의 소신대로 추진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청년센터가 외부의 영향력에 타협해 본인만의 특색을 갖추지 못하게 되면 청년센터의 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관측된다. 청년센터가 청년다운 용기를 갖고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직 청년을 위한 행사를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로 청년의날 행사를 추진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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