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고독사 사망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3천661명이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고독사는 정부가 공식 집계를 시작된 2021년 3천378명, 2022년 3천559명 등으로 3년째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는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년째 고독사 예방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독사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이다.정부는 고독사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으로 1인 가구 증가를 꼽았다. 1인 가구는 2021년 716만6천명에서 2022년 750만2천명, 2023년 782만9천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 기준 1인 가구는 전체의 35.5%나 돼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고독사는 장년층인 50·60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50·60대 남성 고독사 사망자가 2022년과 지난해 전체 고독사의 54.1%와 53.8%를 차지했다. 장년층은 은퇴나 실직 등으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서 고독사 위험군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청년층의 고독사 문제도 심각하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독사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율이 유독 높다. 지난해 전체 고독사 중 자살 사망자는 14.1%였는데 20대는 59.5%, 30대는 43.4%가 자살 사망자였다. 청년층이 고독사에 이르는 과정은 취업 실패나 실직과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혼자 사는 청년들이 생계 해결에 실패하면서 세상을 등질 생각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연령대별 맞춤형 예방대책이 절실하다. 고독사 위험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가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수명은 늘어나지만 혼자 살거나 공동체 붕괴로 사회와 연결되지 않은 개인이 늘어나는 추세가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누구든 은퇴나 실직, 가족 해체 등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고독사가 사회구조적 고립이 낳는 사회적 질병이라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죽음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국가와 지역사회가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다져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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