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은 위무를 건네는 힐링 음악회로 더욱 노랗게 물들었다.
경북신문이 주관해 경주시 최북단 마을인 서면 도리 은행나무 숲에서 열린 ‘제1회 도리마을 음악회와 심곡지 둘레길 버스킹’ 축제인 ‘도리에 물들다’가 성황을 이루며 경주의 새로운 감성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예년보다 약 열흘 정도 늦어진 은행나무 단풍이었지만 심곡지와 도리마을의 비경과 스토리를 재발견하는 장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가을비가 오가는 맑지 않은 날씨에도 전국에서 숲을 찾은 이들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두 가지 섹션으로 나눠 구성된 ‘도리마을 음악회’는 ‘조희창과 함께하는 도리마을 영화음악회’와 ‘은행나무숲 공감 가을음악회’로 진행됐다. 음악감독과 해설을 맡은 조희창 음악평론가는 특유의 차분한 진행과 영화와 음악에 관한 품격 높은 해설로 관객들을 영화음악의 세계로 이끌었다. 시네마 천국, 헤어질 결심 등 영화사에 빛나는 불멸의 영화 장면을 다시 보며 영화에 삽입된 명곡을 국내 유수한 정상급 연주자의 연주를 통해 영화 장면과 음악사를 연결한 강의식 해설로 인문적 깊이를 더한 새로운 장르의 관광상품이었다.
서울서 이 숲을 찾은 한 관광객은 음악회에 참석해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는 “노란 은행나무 숲과 음악회라는 콘셉트가 조화롭고 영화 장면을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하도록 기획한 이번 음악회 기획이 매우 신선하다”며 반색했다. 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숲만 봐도 행복하지만 음악회에 참석해 그 기쁨이 배가됐다. 내년에도 꼭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음악회인 ‘은행나무숲 공감 가을음악회’는 하태열(팬플룻), 경주클래식기타앙상상블 등이 친숙한 레퍼토리를 선사하며 무르익는 가을의 소리를 전했다. ‘심곡지 둘레길 버스킹’은 ‘심곡지따라 가을소풍 버스킹’과 ‘어울림마당 보물찾기, 지역먹거리마당’으로 각각 진행됐다.
 
‘어울림마당 보물찾기’를 하면서는 숲 여기저기를 뒤적이며 옛 학창시절 소풍의 추억에 젖게 했다.
장씨떡방앗간, 아화국수, 이상복빵 등이 참가한 ‘지역먹거리마당’은 은행나무숲 및 심곡지둘레길에서 운영돼 방문객들의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큰 호응을 얻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먹거리와 농특산물을 홍보, 판매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했다는 평도 이끌어냈다. 대구에서 온 한 관광객은 고향이 ‘바로 이 마을’ 이라면서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국 최고의 은행나무 명소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음악회 개최로 더욱 명성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고향을 느끼고 맛볼 수 있는 향토 먹거리를 사갈 수 있어 더욱 알차고 즐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