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안의 가치는 종갓집도, 종손 사람도 아닌 바로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주라는 도시를 담아, 세계 어디에도 내놓을 수 있는 ‘하우스오브초이’ 만의 브랜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경주 (주)하우스 오브 초이(HOUSE OF CHOI, 대표 최재용)의 경주교촌도가 ‘대몽재 생막걸리 12’가 지난달 16일 2024년 대한민국막걸리품평회에서 대상(알콜 도수 11~13% 부문)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막걸리 품평회는 향료, 색소, 감미료, 수입농산물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 막걸리를 가리는 품평회다.
 
또 하나의 경사가 겹쳤다. ‘요석궁1779 도가니탕’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2024우수문화상품에 지정되는 경사를 맞이한 것이다. 이는 2022년과 2023년 ‘요석궁1779’의 시절식 반상차림의 지정에 이어 연속 3회째 선정된 경사다. 우수문화상품 지정제도에서 한식 분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3년 연속 선정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하우스 오브 초이가 경주 쌀로 술을 빚고 경주의 농축수산물로 요석궁 시절식 반상과 도가니탕을 선보이면서 음식을 넘어 우리 문화의 가치를 지속적이고 충실하게 담아냈다는 평을 함께 얻고 있다.
 
(주)하우스 오브 초이는, 1779년 경주시 교동 교촌마을에 터를 잡은 최부잣집 가문이 대대로 이어온 전통가치와 생활미의식을 다음 세대와 함께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부잣집이 추구해온 지역 상생의 정신과 경영철학을 근간에 둔 경주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로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주)하우스 오브 초이의 문화재단 대표 사업으로는 한식다이닝 ‘요석궁 1779’, 경주의 식재료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 ‘이스트 1779’, 직접 수확한 찹쌀로 빚은 최부자집 가양주 ‘대몽재 1779’, 경주의 자연과 이야기를 담은 향 ‘1779 경주향’ 등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1779년부터 경주 교동에 터를 잡은 최부잣집의 내림 음식을 브랜드화한 ‘요석궁1779’ 시절식 반상차림은 제철 식재료와 경주 로컬 식재료를 활용해 한식의 맛과 격을 이어가고 있다. 
 
‘요석궁1779’은 경주 최부잣집 12대 문파(汶坡) 최준 선생의 동생 계파(桂坡) 최윤 선생의 가족이 교동에서 ‘요석궁’이라 일컫던 식당을 운영했던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 국빈이나 해외 바이어들이 찾는 곳으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이후 20여 년 운영되지 않다가 2004년부터 최윤 선생의 후손인 최재용 대표가 합류해 ‘요석궁 바로 세우기’를 진행한 것에서 교동 최부자 일가의 혁신은 시작됐다.
 
‘요석궁 1779 도가니탕’은 육수를 내는 재료와 김치, 깍두기, 장아찌, 채소류 등을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 최부잣집 집안에서 마을 사람들과 나눠 먹었다는 곰탕과 육개장에 이어, 부잣집의 관습이 남아있는 도가니탕을 손님께 전하고 있다. 최부잣집의 인심이 돋보이는 푸짐한 양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재용 대표는 “대대로 전수된 전통조리법의 고유성을 찾아내고 절기의 마디에 순응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본질과 풍요에 다가설 수 있는 부분이며 요석궁이 추구하는 맛의 간절함”이라고 말했다.
  또 2024년 대한민국막걸리품평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경주교촌도가 ‘대몽재 생막걸리’의 배경은 최부잣집의 양조장인 교촌도가에서 유래한다. 250여 년간 지역사회로부터 두터운 신망과 덕을 축적해 온 최부잣집의 교촌도가에서는 대대로 내려오는 최부자 집안의 고유한 레시피로 가양주를 빚으며 집안 비주(秘酒)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생막걸리 출시 이전, 2022년 고급 약주인 ‘대몽재 1779’를 출시해 그 이름을 얻고 있는데 이 술은 직계 자손들의 며느리들에게만 전해져 내려오며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가양주를 현대적인 시설과 제조 방법을 적용해 만들어 가치를 재해석한 술이다. 경주의 자체 직영 농지에서 직접 재배한 쌀을 사용하며 엄격한 생산관리를 위해 매월 300병 한정 생산하고 있다.
 
약주에 이어 올해 출시한 ‘대몽재 생막걸리 12’는 역시 최부자 집안의 전통 가양주 계보를 지니며 최부잣집 접객의 기본이 되는 술로, 환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담백하지만 묵직하며 청량한 맛을 내는 생막걸리로, 사람을 향해 열려있던 최부잣집의 낮은 문턱을 닮아 격식 없이 누구나 함께 음미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빚고 있다. 국내산 멥쌀을 사용하며 매월 600병 한정 생산하고 있다.
 
2022년 약주인 '대몽재1779'(300병)와 2024년 '대몽재 생막걸리 12'(600병)의 한정된 생산에 대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아직 대중화보다는 프리미엄급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놓고 그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중화에 나설 예정이다. 2026년에는 소주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재단장해 새롭게 문을 연 요석궁 식당은 올해 경주시 상반기 베스트 친절음식점으로 선정됐다. 지난 2일~3일에는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인 하우스 오브 초이의 제안으로 지역 기업간 협업과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관광상품 발굴 노력이 결실을 맺은 ‘소리소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뤄내기도 했다. 
 
하우스오브초이의 고공 행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는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공예 비즈니스 전시회인 ‘2024 공예트랜드페어’에도 출전한다.
  최재용 대표는 “경주의 4계절, 경주의 12달, 경주의 24절기를 콘셉트로 참여할 예정이다. 전국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 문화를 선도하는 공예트랜드페어에 참가해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로 선정된 경주를 홍보할 것이다. 경주의 트렌드를 교감하고 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해 APEC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 추진과 행보에 대해 최 대표는 “하우스 오브 초이라는 브랜드 안에 가치나 이념을 녹이고 있다. 지금은 시행착오를 거치기는 하지만 아카이빙을 제대로 하기 위해 레이어를 쌓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문화도시 경주에서 문화적 우월성을 가지는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반석에 올려놔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경주 APEC을 앞둔 시점이라 말을 아끼기는 했으나 공식 만찬주 지정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통의 스토리가 있는 경주 술을, 경주 쌀로 직접 농사 짓고, 술을 빚는 전 과정이 경주에서 이뤄지며 고급화한 경주의 디자인으로 만든 술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했다.
 
“저희가 지금 여러 형태로 실현하고 있는 상품이나 콘텐츠는 경주의 문화적 역량과 가치를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경주 문화의 품격을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대한민국 문화의 마지막 방어선인 경주 대표 선수로서, 저희 브랜드는 경주 문화를 새로 쓰는 ‘라데팡스’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라고 하면 경주를 바로 연상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중심에 하우스 오브 초이가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스위스와 프랑스 대사관 등에서 ‘하우스 오브 초이 데이’ 제안을 해 온 것은 최 대표의 이러한 자긍을 뒷받침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