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인 첨성대(국보 31호)와 미디어아트, AR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현대 예술에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창의적인 시도의 프로젝트가 구현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4 경주 첨성대 야간 미디어아트'전시인 ‘감각의 연결고리’로 VR로 제작된 3D 식물과 자연물을 첨성대 공간에 맵핑해 전통적인 보타닉가든을 현대적이고 상호작용적인 예술 공간으로 펼친다. 15일 첨성대에서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15분 간격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허 현 작가가 총괄 제작을, 김지훈 씨가 공동 창작자로 참여해 VR 기반 매핑 예술로 선보인다.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아트코리아 랩 주관, 예술경영지원센터 등이 주관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국가유산 첨성대와 미디어아트, AR 기술의 융합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흔적을 재해석하고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유발한다.
전시에서는 이끼를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이 남긴 흔적을 현대적 미디어아트로 재조명해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경험을 통해 인간의 흔적이 자연과 어떻게 공존하며 생명력을 유지하는지를 표현한다.첨성대 외벽은 스크린으로 활용된다. 대규모 맵핑 기술과 다채로운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이를 통해 관람객은 자연과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예술적 세계를 경험한다.또 AR 기술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통해 COVID-19 이후의 관계 회복과 소통을 회복하고, 고립감에서 벗어나 희망을 되찾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끼의 성장 과정은 서서히 회복되는 우리의 일상을 상징하며, 심리적·정서적 회복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더불어 고전적인 국가유산의 가치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접근성을 제공하고, 자연의 생명력과 국가유산의 조화로운 공존이 표현된다.
총괄제작자 허 현 작가는 현재 경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그는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무대미술 수석입학 및 수석졸업, 석사 및 무대미술 전공으로는 한국인 최초로 마이스터슐러를 수여했다. 독일 아우스부륵, 쾰른, 브라운슈바이크 주립극장 등에서 10년 넘게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100여 편의 공연에서 무대예술감독 및 조감독을 역임했다.
  모델제작, 세트제작, 조명, 무대 및 의상디자인, 소품, 비디오아트 등도 연출 및 감독한 그는 무대미술가로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장소와 시간의 한계를 넘어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역에 관심을 가진다. 그 영역을 기반으로 디지털 작업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관해 작업하고 있다. 작가와의 일문일답에서 이번 프로젝트 성사 배경과 작업 계기 등을 들어 보았다. ▲경주서 작업을 선보인 계기, 특히 첨성대를 활용했는데?
오랫동안 해외에서 공부하고 작업하면서, 경주를 찾을 때마다 경주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치유의 도시라는 점에 큰 매력을 느껴 자연스럽게 경주에서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싶었다.
  2025년 경주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경주 지역 작가로서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가 바로 이번 프로젝트다. 첨성대는 신라의 천문학적 중요성과 과학적 성과를 상징하는 국보로, 이를 미디어아트와 결합해 새로운 문화 예술 체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다. 과거의 역사적 가치와 현대의 예술 기술을 융합해 경주의 예술발전에 기여하고 그 의미를 더욱 깊게 전달하고자 한다.▲이번 작업이 성사되기까지 국가유산청과 경주시가 내건 조건이 까다로웠을 것이다.이번 프로젝트는 사전 영상물 심의, 사업계획서 제출, 문화재를 해치지 않아야 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국가유산과 예술을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제약과 규제가 있었지만, 국가유산청과 경주시의 협조 덕에 문화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예술적 표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전시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예술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설계됐다.▲첨성대에서 이뤄지는 전시의 효과와 반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경주에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이 많이 있다. 앞으로는 획일적인 미디어 맵핑을 넘어, 우리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미디어아트, AR, VR, 실감형 사운드 등 다양한 최신 기술과 접목시키는 새로운 예술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이런 기술들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2025년 경주APEC을 맞아 경주에서 미디어아트 전시가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내년에도 협업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프로젝트가 경주를 비롯한 지역 예술발전에 기여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경주가 세계적인 미디어아트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