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예산을 전년 대비 50% 늘리는 등 방제에 총력을 기울인다.
 
다만, 도가 지속적으로 방제예산을 투입해 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적은 없어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회의적이다.
 
21일 경북도와 경주시 등에 따르면 도의 2025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본예산(국·도·시·군비)은 53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도의 2024년도 재선충병 방제 본예산(360억원) 대비 50% 가까이 증액된 규모다.
 
특히 올해 재선충병 방제예산이 추경 등을 거쳐 총 491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올해 재선충병 총 방제 예산은 700억원에 근접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예산을 대폭 늘린 배경에는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의 확산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 2022년 상반기 기준 경북 전체에 11만3000여그루에 불과하던 재선충병 감염목은 2023년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해 감염목이 47만6000그루에 달했다.
 
2023년에서 2024년 3월 말까지 경북의 전체 재선충병 감염목은 총 39만8000여그루로, 일부 줄어들었으나 경주시 내에만 12만3819그루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포항시 9만5000여그루 ▲안동시 6만 2000여그루 ▲구미시 4만7000여그루로 감염목이 집계되는 등 도는 방제예산 증액을 통해 총력전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방제사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예산 증액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의 정책 방향이 소나무 보존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는 ▲2020년 217억원 ▲2021년 204억원 ▲2022년 282억원 ▲2023년 562억원 ▲2024년 491억원 등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재선충병 확산의 기세를 누그러뜨리는데 그쳤다.
 
경주지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 관계자는 "2023년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이 대폭 증가한 상황에서 경주에 있는 모든 소나무를 지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수종 전환 사업을 진행하든지 재선충병 위험지역 소나무를 대거 제거하든지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 외에도 방제사업 대상자를 선정할 때 전문성 등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재선충병이 심각해지면서 일부 전문성이 부족한 재선충병 방제사업 업체가 늘어났는데, 이들이 시로부터 방제 사업을 받는 일도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경북도 산림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경북도 지역의 토양은 비교적 척박하기 때문에 소나무 외 다른 수종이 원활하게 자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설령 수종 전환을 했다고 해도 새로 심은 수종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며 "우선은 소나무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세우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방제에 나서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선충병 피해가 가장 큰 경주시 또한 산림청과 소나무재선충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확산 방지 대책에 나설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2024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본예산이 93억원이었으나 이번에는 대폭 증가했다"며 "194억원을 들여 산내‧건천‧서면 및 경주남산 등 국립공원과 문화유산이 산재한 지역을 우선적으로 방제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