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동학(東學)을 창도한 수운 최제우(1824~1864년) 선생이 탄신한 지 200주년 되는 뜻깊은 해다.   이를 기념해 전국에서 천도교를 비롯한 동학 관련 단체가 참여해 ‘신과 인간의 수평적 관계를 통해 인간 존엄성을 알린 수운 선생의 위대한 사상’에 관한 각종 학술회의와 예술 행사가 펼쳐졌다.   그 중에서도 113년 전의 '수운 묘소 인물기념석상 사진'이 최초 발굴돼 수운 탄신 200년에 의미를 더하고 있다. 수운 인물기념석상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인물기념상으로 밝혀졌다.    현암 최정간(동학연구가) 씨는 동학 가문의 후예로서 수운 선생 묘소 앞 기념 인물 석상 건립 당시의 사진 자료 등을 발굴해 최초로 본지에 공개했다. 최초 발굴된 수운 묘소 인물기념석상 사진은 우리나라 사진 역사에도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최정간 선생은 부친인 석당 최남주(1905~1980, 평생 신라문화재발굴보존 위해 헌신) 선생의 동학 관련 자료집을 정리하다가 뜻밖의 오래된 사진들을 발견하게 됐고 그중에서도 수운의 묘소 앞에 세워진 인물석상의 낡은 사진에 눈길이 갔다고 한다.   수운의 인물기념상 건립 연유를 밝혀주는 문헌사료로는 1915년 시천교에서 간행한 ‘시천교조유적도지(侍天敎祖遺蹟圖誌)’다. 이 출판물에 실린 인물기념석상 목판화는 당대 최고의 화가 심전 안중식(1861~1919)의 만년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1907년 10월 17일 천도교에서 분파된 ‘시천교’는 1911년 5월 수운의 묘소 앞에 인물기념석상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고 당시 서울에서 뛰어난 솜씨를 가진 석조각가에게 의뢰해 수운의 실제 생존 모습을 구현한 인물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최정간 씨는 한국 근대 인물사의 기념비적인 이 석상이 서울 시천교 교당에서 제작돼 열차를 통해 경주로 운송된 일, 대구장대에서 순교한 수운 선생의 시신이 해월 최시형을 비롯한 제자들에 의해 수습된 일 등을 본지에 전했다. 당시의 이 인물석상은 청운 강진희(1851~1919)의 전서체, 심전 안중식의 삽화, 해강 김규진에 의해 촬영된 석상 사진 등의 이야기가 얽혀져, 한국 근대 미술사의 거장들이 등장하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최정간 씨는 "이 조각상 건립에는 근대 예술가들이 대거 관련됐다. 따라서 한국 근대미술사의 총체적 집합체로 보이며 그 공간이 경주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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