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어둡게 한 주범은 정치권이다. 탄핵정국은 무너져 가는 경제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던 영업사원 1호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데다 각료들 마저 계엄 소용돌이에 휘말려 제 기능을 잃어 설상가상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희망이 없어 보인 기업들이 한국을 떠나고, 한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어 한국 경제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국내 벤처캐피털 시장에서 해외 자본의 비중은 2%도 안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릴 수 있는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털 기업을 배출할 수 있느냐는 거다. 저성장의 위기에 가장 불안해하는 건 중도층이다.  3년 전 윤석열도 이재명도 싫었던 이들이다. 이들의 마음을 잡고 싶다면 조급하게 나설 게 아니라, 귀를 열고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지난 19일 열린 상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이 대표는 중재자를 자처했다. 그러자 일각에선 '본 회의 통과'를 당론으로 정한 마당에 하는 요식 행위 아니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민주당은 국회가 요구하면 기업 영업 비밀이라도 무조건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국회 증언감정법)도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다행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제동을 걸었으나 국회를 입맛대로 주물리고 있다. 이 대표는 먹사니즘 실용 주의자라고 어필하기 전에 먹고사는 문제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처한 상황과 절박함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지정학적 위기를 동시에 감당해야 할 한국의 생존 전략도 보인다. 이런 요구는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에 가려진 잠룡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대통령 탄핵으로 준비 없이 등장한 정권의 말로를 이미 경험했다. '소득 주도 성장(소주성)'을 주장하던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영끌족에게 빚더미와 회한만 남기고 퇴장했다. 좋은 일자리 없는 '소주성'이란 얼마나 허무한 것이며, 대책 없는 '탈원전'은 얼마나 소모적이었나. 8년 만에 또 대통령 탄핵소추를 경험 중인 한국은 이제 정말, 준비된 혹은 준비하려는 자세를 갖춘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식어가는 한국 경제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진 않았을 것이다. 정치 입문 9개월 만에 대통령이 된 벼락스타가 판단력마저 잃자 드러낸 한계다. '여의도 대통령'으로 불린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너무 조급해 보인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