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째인 2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경찰의 강제 수사가 시작됐다. 장례 절차를 먼저 시작한 희생자의 발인식도 처음으로 엄수됐고,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전달받기 위한 인계 절차가 시작됐다.참사 원인 규명을 위해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무안국제공항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사람은 없지만, 사고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고,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에도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경찰은 사고 직전 10여분 동안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받은 교신 내용과 활주로 인근에 설치된 구조물(로컬라이저) 적절성, 사고기 정비 이력 등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이나 사안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예정이다.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 유가족에 대한 유언비어·악의적인 모방 댓글을 올리는 등의 4건을 입건해 수사 중이고, 모니터링을 통해서 125건의 게시물을 삭제·차단 조처했다.사고 발생 닷새째이자 나흘 만인 이날 일부 희생자들이 영면에 들었다. 지역에 연고를 둔 희생자들의 발인은 각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이들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수습되면서 지난달 30일 다른 희생자들보다 이르게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 발인을 마친 희생자를 포함해 총 24명의 희생자가 가족으로 품으로 돌아갔다. 이 가운데 10명에 대한 장례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장례 절차를 미처 시작하지 못한 유가족들을 위한 당국의 지원도 논의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장례를 위해 필요한 휴가를 연차·공가 처리하라'는 권고 공문을 유가족의 일터에 보낼 예정이다.현재까지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고, 훼손된 신체 부위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정보(DNA)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147명에 대한 DNA 대조 분석이 마무리됐고, 유가족과 협의해 인도 여부나 시기 등이 논의되고 있다.사고 현장에 널려있던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인계 절차도 시작됐다. 그동안 현장에서 유류품 600여개를 수거한 당국은 희생자별로 분류하는 작업 등을 이어왔다.이날 오전에도 분류 작업과 함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 수색 작업도 병행 중이다. 수색은 사고 발생 지점 너머 가로 300여m·세로 800여m 면적 공항 유휴부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사고 직전 사고기 내 상황을 추정하는 단서 등이 발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