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인근 주민 2명 중 1명의 콧속에서 신경계 질환 등을 일으키는 녹조 독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민간 전문가와 환경단체가 주장했다.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등은 3일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회견을 열고 '사람 콧속 녹조(유해 남세균) 독소 검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낙동강 중하류 권역 주요 녹조 발생 지역에서 2㎞ 이내 거주민과 어민, 농민 등 9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19일∼9월 12일 시행됐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 97명 중 46명(47.4%)의 콧속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 성분은 신경계 질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34명(73.9%)에게서는 마이크로시스틴 중 독성이 가장 강한 마이크로시스틴-LR(MC-LR) 성분이 나왔다.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46명 중 40명의 증상은 재채기가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눈 가려움증·이상 눈물 분비 등 눈 증상이 21명, 콧물 18명 등이었다.이들은 "사람 코에서 대표적인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것은 녹조 독소가 인체에 유입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번 민간 전문가 조사 결과는 녹조 에어로졸이 녹조 독소의 인체 유입에 있어 중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단체들은 "녹조 재난은 환경 재앙에서 시작된 사회재난"이라며 가칭 '녹조 사회재난 해소를 위한 국민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이 연구는 김동은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이승준 국립부경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참여했으며,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 소장이 자문했다.환경부는 이날 환경단체 발표에 대해 전문가 자문을 거쳐 필요하다면 공동 조사를 제안할 계획이다.환경부 관계자는 "(콧속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온 것이 맞는다면) 어떤 경로로 노출됐는지 파악이 필요하다"면서 "사람 콧속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외국 사례를 보면 (녹조가 발생한 물에서) 어업이나 수영 등 친수활동을 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지난해 10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낙동강과 금강 녹조 발생 지점 공기를 포집해 분석한 결과 모든 지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한계' 미만으로 '불검출'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과학원의 2022년과 2023년 검사에서도 공기 중 조류독소는 불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