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왕고래가 작은 새우잡이로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1차 시추에서 가스징후가 일부 확인되긴 했으나 사실상 경제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추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의 탄화수소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기술적으로 더 파 볼 필요가 없고 사실상 수포로 끝났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대통령실은 탐사시추에는 항상 실패 가능성이 있으며, 아직 남아있는 6개 유망구조에 대한 추가 탐사가 계획돼 있어 좀 더 두고 볼일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 '대왕고래'의 존재를 처음 알렸을 때만 해도 "경제성이 없다"는 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결론을 예상하긴 쉽지 않았다. 유수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시 정부에서는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며 구체적 수치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의 브리핑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최대 매장량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에 달한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발표 직후 정부 고위관계자는 "먼저 대왕고래 보고를 받았는데 가슴이 떨렸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더니 동공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었다. 통상 석유 시추사업과 같이 실패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건 드문 일이다.
하지만 그해 6월 윤 대통령이 프로젝트를 발표할 땐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로 늘었다. 140억 배럴은 2000조원 가량에 달하는 규모다. 
 
당시 석유업계에서는 "대체 어떻게 2000조원이 나온 건가"라며 놀라워하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물론 이번 1차 탐사시추 실패가 시나리오에 없던 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밝힌 시추 성공률이 20%였기 때문에 최소 다섯 번은 뚫어보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었다.
결국 희망 섞인 예측을 성급하게 발표하면서, 사업에 의구심과 정치적인 논란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1차 시추에서 경제성이 없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첫 시추서 성공 확률은 로또보다 작은데 정치권의 개입으로 변죽만 요란했다.
이번 시추에서 지질학적으로는 다른 유망구조에 대해 재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 얻은 정보로 피드백을 해서 다음 탐사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