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창원에서 전기자전거 배터리 충전기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로 베트남 국적 유학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PM) 배터리와 관련한 안전 관리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20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새벽 베트남 국적 유학생이 숨진 창원 의창구 사림동 주택 화재는 1층 바깥채 출입문 부근에서 시작됐다. 화재 당시 이 베트남 국적 유학생은 탈출 시도를 했으나 출입문에서 불이 번지는 바람에 끝내 대피하지 못하고, 연기 흡입 등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날 당시 집 내부 출입문 안쪽에는 전기자전거 배터리 충전기가 놓여 있었다.화재 원인을 조사한 경찰은 이 배터리 충전기 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2023년 2월 24일 새벽 창원시 진해구 마천동 한 아파트에서도 PM 배터리가 원인으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당시 아파트 내부에 있던 5명이 화상과 연기 흡입으로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고, 5400만원가량의 재산 피해가 났다.이후 현장을 감식한 소방당국 등은 아파트 내부 전동킥보드 배터리 금속 전극 부분이 열에 의해 심하게 녹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이 같은 인명피해뿐 아니라 PM 관련 화재 건수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소방당국이 집계한 화재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화재는 2020년 86건, 2021년 96건, 2022년 165건, 2023년 156건으로 최근 수년간 부쩍 늘었다.2020∼2024년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화재 재산 피해 금액만 50억원이 넘는다.전문가들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대한 주의 환기가 필요한 만큼 PM 배터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기차와 같이 PM도 리튬 이온 배터리로 작동돼 과충전이나 외부 충격, 높은 기온 등 환경에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PM은 전기차에 비해 크기가 작아 실내에 보관하기가 쉬워서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2023년과 올해 발생한 창원시 화재 사례도 불이 날 당시 PM이 실내에 있어 인명피해로 이어졌다.안대영 경남대학교 소방안전공학과 교수는 "우선 배터리 과충전을 방지할 BMS(배터리관리시스템)가 탑재된 PM을 이용해야 한다"며 "최근 일부 제품에서는 BMS가 없는 PM도 있는데 화재 예방을 위해 제품 구매 시 이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피해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상구나 건물 출입구 근처에는 PM을 놔두면 안 된다"며 "최근 공유형 전동킥보드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화재 관련 안전 수칙을 널리 알리고, 전기차 주차장처럼 PM 보관장소를 지정해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