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뜨면 온갖 정보와 마주한다. 그야말로 그것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볼거리, 읽을거리가 참으로 다양한 세상이다. 그 양 또한 어마어마하다.
이를테면 정치, 문화, 세상사, 의학, 요리 등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많은 양은 기억력을 포화 상태로 만들 정도이다.
하는 수없이 이 중에서 꼭 필요한 내용만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들곤 한다. 그러나 이런 온갖 정보가 전부 유익한 내용만은 아니다.
얼마 전 일이다. 지인이 카톡으로 보내준 동영상을 무심코 클릭하였다. 이 때 그 동영상 아래 마치 고구마 덩굴처럼 줄줄이 따라오는 동영상에 얼굴이 화끈했다.
다름 아니라 보기에도 민망한 내용의 글들이 눈에 띄어서다. 여성의 생식기를 표현하는 문구가 있는가하면, 친부가 친딸을 성폭행한 일, 살인 사건을 재조명한 내용 등이 그것이다. 제목만 봐도 섬뜩하고 한편 낯 뜨거운 동영상이 주류였다.
물론 눈만 뜨면 온갖 범죄가 활개치고 이에 따른 흉악 범죄자들이 늘어나는 현대다. 이에 각성과 주의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유투브 동영상을 볼 때마다 왠지 사람이 무섭고 한편 사회적 불신도 조장됨을 느낀다.
딴 동영상은 제쳐놓고 요즘 관심 깊게 들여다보는 동영상은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음악 연주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뿐만 아니라 건강 정보를 비롯 요리에 관한 내용들도 있다. 이것들을 보다가 오늘은 친 할아버지가 어린 손녀딸을 수년간 성희롱 및 성폭행 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에 눈길이 머물렀다. 차마 입에조차 올리기 난감하고 민망한 동영상 내용이었다.
제목처럼 친할아버지가 자신의 어린 친 손녀딸에게 인간으로선 해선 안 될 몹쓸 짓을 저지른 일들이 적나라하게 표현돼 있었다.
이 동영상을 끝까지 지켜본 결과 인간이 어디까지 타락하며 어떤 행위 시 동물적 본능으로 되돌아가는지를 새삼 깨우치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무리 넘치는 성욕을 다스리지 못한다 하여도 어찌 자신의 핏줄인, 그것도 어린 손녀딸 몸에 감히 손을 댄단 말인가.
타인이 그런 짓을 했다 하여도 도저히 용서 못할 위치에 있을 조부모인 자신 아니던가. 정작 그런 당사자가 스스로 손녀딸의 인생을 망쳐놓다니,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으리만치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흔히 도덕과 윤리가 헌신짝처럼 땅에 내동댕이쳐졌다고 개탄한다. 그렇다 하여도 어찌 천륜을 저버리는 인면수심의 일을 이토록 저지를 수 있을까? 이 동영상을 본 후 문득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유행가 한 구절이 절로 떠올려졌다.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야이야이 야들아 내 말 좀 들어라./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인생 살면 칠팔십년 화살 같이 속히 간다/정신 차려라 요지경에 빠진다. =생략
각양각색의 삶을 사는 사람들로 사회는 이루어졌다. 그러나 한 가지 통일된 진리는 어떤 사회적 위치에 있든,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사람답게 사는 일이다.
세상이 아무리 악취를 풍길만큼 변질 됐어도 인간으로서 할 짓과 못 할 짓이 분명히 정해져 있잖은가.
인간의 탈을 썼다면 적어도 천륜을 저버리는 존속살인, 친족 성폭력 등은 해서도 안 되고 이런 생각을 한다는 그 자체가 짐승이나 다름없다. 어찌 성폭력 성희롱 등이 이에만 국한 되랴. 지난날 김부남 사건만 하여도 한 인간의 삶을 수렁에 빠트리고 무참히 짓밟는 비인간적인 행위가 아니었던가.
그녀는 어린 시절 한 동네에 사는 남성으로부터 무력으로 자신의 정조를 유린당했다. 이로 말미암아 평생을 그 트라우마에 갇혀 사노라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었다. 끝내는 그 당사자를 찾아가 살인을 저지르기 까지 하였다. 한편 결혼 생활에도 실패하였다.
요즘 세상이 탁류로 오염돼 흔히 요지경 속이라고 말 한다. 아무리 인간성이 말살된 세태라고 하지만 힘없고 연약한 여인 및 한창 성장기인 어린이를 성폭행 하는 범인들은 사회로부터 격리 되어야 마땅하다.
일회성인 삶, 위 노래 가사처럼 우리네 인생 길게 살아야 칠팔십년 아니던가. 이 또한 건강이 허락할 때 한 해서다.
사는 동안 이성과 지성을 갖춘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라면, 요지경 세상 속의 불명예스러운 주인공은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