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9시 49분께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교량 건설 현장의 상판이 갑자기 무너져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차량 몇 대가 교량 밑을 지나가며 평온하던 현장은 5초 뒤에 영상 가장 왼쪽의 교량 상판에서 뿌연 연기가 나면서 휘어지기 시작한다. 이어 상판 가운데 부분이 꺾이더니 브이(V)자 모양으로 주저앉았다. 가장 왼쪽 상판이 완벽히 V자가 돼 거의 다 무너져 내릴 때쯤 바로 오른쪽 상판부터 상판 두 개가 거의 동시에 엿가락처럼 휘어지며 뿌연 연기와 함께 붕괴했다.블랙박스 영상 속 교량 상판 세 개가 와르르 무너져 바닥으로 내려앉는 데는 약 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판이 무너지면서 굉음도 함께 났다.블랙박스 차량 운전자인 백용해(32) 씨는 "우르르 쾅쾅 대포 터지는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봤는데 교각에 올려진 상판이 무너지며 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고 전했고, 인근 고물상에서 일하는 조모(25) 씨도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는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영상에 나온 상판은 3개뿐이지만, 총 4∼5개가 무너져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당시 교각 위에서는 작업자 10명이 있었다. 빔 작업 확인 및 빔 거치 작업을 하던 중 런처 기계를 이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이들은 교량 상판과 함께 바닥으로 추락해 잔해에 매몰되고 말았다.신고를 받은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구조에 나섰다. 매몰자 모두 구조됐으며, 4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5명이 중상, 1명 경상을 당했다.구조 작업이 마무리된 사고 현장은 콘크리트 잔해와 철근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어 아수라장이 됐다. 약 50m 높이 교각 8개 아래에는 부서진 콘크리트 상판 여러 개가 약 200m 구간에 걸쳐 떨어져 있었는데, 곳곳에는 끊긴 철근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고 깨진 철재 파편도 나뒹굴고 있다. 붕괴한 교량 아래를 지나는 왕복 2차선 지방도 2~3㎞ 구간도 사고 여파로 통제 중이다.다만 사고 현장 인근 100m가 채 되지 않는 곳에 단독 주택들이 있었으나, 파편이 민가를 다행히 덮치지는 않았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2시 21분 마지막 구조 대상자인 A씨를 구조했으나, 숨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A씨를 끝으로 구조 작업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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