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조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기업 경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역 제조기업 187개사를 대상으로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동향 및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82.3%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크게 부담된다’와 ‘심각한 수준이다’라는 응답도 31.5%에 달했다.전년 동기 대비 에너지 비용 추이와 관련해서는 33.7%가 '10% 넘게 올랐다'고 답했다. 이 중 3.7%는 30%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의료·바이오, 섬유, 자동차부품, 기계·금속 순으로 에너지 비용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에너지 비용 증가에 대한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서 ‘뚜렷한 대응 전략이 없다’는 응답이 39.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납품 단가 반영(27.3%) ▲핵심 설비 제외한 가동 최소화(26.7%) ▲에너지 고효율 설비로 교체(23.0%) 등의 순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에너지 비용 절감의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지속적인 에너지 요금 인상’(72.2%)이 가장 많았으며 ‘설비 교체 비용 부담’(32.1%), ‘공정 특성상 절감 한계’(27.8%)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모든 업종에서 ‘지속적인 요금 인상’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기계·금속과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설비 교체 비용 부담’을, 자동차부품 업종은 ‘공정 특성상 절감 한계’, 섬유 업종에서는 ‘노후화된 설비로 인한 에너지 과다 사용’으로 답했다.제조업체들의 에너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 지원 정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응답기업의 68.4%는 정부의 에너지 비용 절감 지원 정책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정부 지원 정책 정보 부족(32.6%) ▲자사에 적합한 지원책 부재(29.4%) ▲까다로운 신청 절차(22.5%) 등을 들었다.지역기업들은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 정부에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한시적 면제 또는 조기 인하(25.1%)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신설(20.4%) ▲에너지 고효율 설비 교체 비용 지원(18.5%) 등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한편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응답기업의 15.0%에 불과했다. 태양광이 82.1%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폐기물 에너지(10.7%), 지열(7.1%) 순이었다.재생에너지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로는 ‘초기 투자 비용 부담’(45.3%)이 가장 많았고 ‘기존 에너지원보다 낮은 경제성’(15.7%), ‘안정적인 공급 어려움’(15.1%), ‘공간 및 입지 제한’(14.5%) 등이 뒤를 이었다.대구상의 이상길 상근부회장은 “최근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에너지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기업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업의 원가 부담 완화와 에너지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요금제도 개선, 노후 설비 교체, 맞춤형 컨설팅 제공, 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확대, 지원 정책 홍보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