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갑자기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은 3일 국민의힘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집권 여당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 개인행동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 지도부의 일탈 행위에 일침.
눈길을 끄는 것은 이날 예방에서 박 전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악연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탄핵 소추위원장을 맡아 자당의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사랑을 많이 주셨는데 마음을 아프게 해서 죄송하다'고 먼저 인사했고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달라'고 화답했다. 이를 지켜본 지도부는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국 이후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흔들림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속에 정치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5선 국회의원을 거치며 고수해온 '원칙 ·신뢰'를 가장 큰 정치자산으로 삼아 위기의 당을 총선에서 대승하면서 선거 여왕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대선 재수에 성공해 건국 이후 첫 여성 대통령이자 부녀가 모두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는 기록을 남겼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하여 국정 농단에 휘말려 탄핵 되는 비운을 맞이했으나 특별사면으로 자유 몸이 됐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돈 한 푼 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탄핵이 된 억울한 대통령이란 동정론이 우세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 예방을 반갑게 맞이하고 줄곧 여당의 단합을 강조한 것은 위기의 나라를 구하기 위해 뭉쳐달라는 강한 메시지로 보인다. 개인의 소신은 항상 있지만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힘을 합쳐 한마음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국론 분열 가능성 이 높은 만큼 단합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조기 대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해도 때가 때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여당 지도부가 선거 여왕 박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은 위기의 보수를 구하기 위서인지 아리송하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당시 당 지도부의 분열 때문이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