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의 대형 산불이 안동 길안면으로 번진 데 이어 강풍을 타고 '비화(飛火)' 현상을 일으키며 안동 풍천면까지 덮치고 있다. 이로 인해 풍천면 인근 풍산면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이 화마의 위험에 노출되는가 하면 산불 장기화로 의성지역 주민들의 호흡기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안동시는 25일 오후 3시 31분 재난 문자를 통해 "의성 산불이 풍천면으로 확산 중"이라며 어담 1리와 2리, 금계리, 인금1리와 2리 마을 주민들은 즉시 신성초등학교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ㅜ지난 22일 의성 안평면에서 난 불은 옥산면으로 동진해 지난 24일 오후 4시께 안동 길안면을 덮쳤다.또 지난 22일 의성 안계면에서 난 불이 신평면을 거쳐 북쪽으로 번지면서 이날 오후 풍천면까지 확산했다. 산불 확산으로 안동에서는 길안면과 임하면, 일직면, 남선면 주민 356명과 시설 입소자 770명이 체육관, 마을회관, 요양기관 등으로 피신했다. (관련 기사 3면)
 
산불이 안동 풍천면으로 번지면서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까지 직선거리로 10㎞ 앞까지 닥쳤다. 풍천면과 붙어 있는 풍산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있어 산불 진화대원들이 차단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의성 산불은 '도깨비불'에도 비유되는 비화 현상 때문에 산림 당국이 진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비화는 산불 불기둥으로 인해 상승한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현상이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의성에는 순간 초속 5.2m의 남남서풍이 불면서 산불이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다. 의성 산불은 안동까지 번지면서 25일 현재 산불영향구역이 1만4000여㎡로 늘었다. 진화율은 60%에 머물고 있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이른바 비화(飛火) 현상을 빚어내며 수십m나 수백m를 날아가 다른 곳에서 새로운 불을 만들곤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긴 불똥이 상승기류와 강풍을 만나면 최대 2㎞ 정도 날아갈 수 있다.특히 국내에 많이 자라는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열에너지가 많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이 2배 이상 길다. 침엽수는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만 태우고서 확산하는 수관화(樹冠火)가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많은 불똥이 만들어지고 비화하기도 쉽다.
한편, 의성 산불로 시작된 주민 대피 생활이 나흘째 접어들면서 고령 환자들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의성체육관, 안동체육관 등지의 대기질이 나빠지면서 대피 주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지내야 하는 형편이다. 
이재욱 경북도의사회 공보이사(이비인후과 전문의)는 "고령 환자들이 화재 현장에 오래 노출될 경우 호흡기 등 전체적인 건강에 악영향을 불러올 수도 있어 관리해야 한다"며 "폐활량이나 동맥 산소 농도를 검사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의성군보건소 측은 고령 어르신 등 이재민 건강 관리를 위해 대피소마다 의료 인력을 교대로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감기 등 가벼운 증상일 경우 현장에서 약을 지급하고 필요할 경우 병원 진료를 받으시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