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 이어진 경북 북동부지역 5개 시군 산불의 주불이 28일 오후 5시께 모두 진화됐다. 발화 149시간 만이다.이번 불로 축구장 6만3천245개, 여의도 156개 면적의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다.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이날 오후 2시30분 영덕지역을 시작으로 오후 5시부로 의성, 안동, 청송, 영양지역의 모든 주불이 진화됐다"고 밝혔다.이어 "지금부터 잔불 진화 체계로 변경하며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경북도와 해당 시·군 등을 중심으로 잔불 정리 등을 철저히 해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께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이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졌다. 특히 강풍·고온·건조 등 진화에 악조건인 기상 상황이 이어진 탓에 산불은 바싹 마른 나무와 낙엽 등을 따라 급속도로 이동했고, 안동·청송·영양 등 내륙뿐만 아니라 최초 발화지에서 80㎞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피해 범위에 들었다.임 청장은 "산불 확산이 빨라졌던 것은 산불발생 기간동안 서풍 중심의 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었고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7m를 기록하는 등 바람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또 "높은 기온으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불이 옮겨붙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불씨가 먼 비산거리를 갖고 동시다발적으로 동쪽으로 확산됐다"며 "이번 산불은 연기와 안개가 섞인 연무로 인해 산불진화헬기 운영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임 청장은 "이번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하루에 88대 이상의 헬기가 동원되고, 군에서도 헬기와 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산불 진화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그러면서 "의성에서 진화작업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신 헬기 조종사님과 영덕군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님께 다시 한 번 애도를 표한다"라며 "이 자리를 빌려 도움주시고 노력하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불 진화가 완료됨에 따라 잔불진화 체계로 변경된다.임 청장은 "산불진화헬기를 일부 남겨놓고 잔불 진화를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경상북도와 해당 시군,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해서 잔불정리 등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현재까지 파악된 산불영향구역은 총 4만5170㏊로 집계돼 역대 최대 산불 피해를 냈다.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통상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실제 피해 면적보다 넓게 잡힌다.인명피해는 총 24명(의성 1명, 안동 4명, 청송 4명, 영양 6명, 영덕 9명)이다. 시설피해는 2412개소에서 발생했다. 화마(火魔)는 의성 등지에 있는 국가 유산 등도 집어삼키거나 위협했다.보물로 지정된 '천년고찰' 고운사 내 연수전, 가운루 등은 잿더미로 변했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얼굴인 고찰 대전사 등에도 불길이 접근해 한때 초비상이 걸렸다.   이번 산불로 역대 최대 규모의 산림 피해와 함께 경북 북부권 주민 삶도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자 경북도 등은 비상 대응책을 마련했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빠른 생계 안정을 돕겠다"며 "산불 피해 대책본부도 가동해 주거부터 생활 현장까지 한치의 소홀함과 불편함이 없도록 역대 최고의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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